MC: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재개하기 위한 남측 정부의 노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북측이 남측 정부와의 교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성사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울지 마라 울면 난 어떻게 가라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2010년 추석에 열린 이후 1년 반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남북한 당국 사이에 오가던 이산가족 상봉 논의도 지금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고령의 이산가족들에게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상봉의 정례화가 시급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재개와 정례화를 올해 주요 목표로 꼽았습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녹취:
류우익, 통일부 장관
] “여건이 갖춰지면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누가 먼저 하는 게 중요하지 않고요. 여건이 성숙됐다 싶으면 우리가 먼저 제안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기 위한 여건으로 류 장관은 “북측이 남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까지도 김정일 위원장 사망 당시 한국 정부가 조문 방북을 제한한 것 등을 문제 삼아 “이명박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봉 성사 여부가 지금으로선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녹취:
조선중앙텔레비전
] “우리는 이 기회에 남조선괴뢰들을 포함한 세계의 어리석은 정치가들에게 우리에게서 그 어떤 변화도 바라지 말라고 자신감을 가지고 엄숙히 선포한다.”
현실적으로 단체 대면상봉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상봉 기회도 얻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남쪽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12만 7천여 명 가운데 상봉의 기회를 가진 사람은 불과 1만여 명뿐입니다.
게다가 상봉 때 이산가족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2박 3일입니다. 2박 3일은 60년 동안 헤어졌다가 만난 이산가족들의 아픔과 맺힌 한을 다 풀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입니다. 이러한 일회성 행사는 이산가족들에게 오히려 아픔만 더 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유광석,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사무총장
] “실상 상봉 행사에 직접 참여했던 사람들은 두 번 헤어지는 결과가 되고 있습니다. 한번 만났기 때문에 또 이젠 어떻게 만날 수 없는..”
아직도 많은 이산가족이 서신교환은 물론 생사확인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상봉 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기약 없는 작별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