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최근 이산가족 상봉을 강조하는 서한을 국무부에 보낸 것에 발맞춰 미국의 이산가족단체도 국무부의 북한담당 책임자에게 가족상봉 문제를 대북정책의 우선 순위에 두기를 촉구하는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 이산가족의 단체인 ‘미국의 이산가족들’(Divided Families USA)은 25일 국무부의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북한에 있는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미국의 이산가족들’은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북한에 가족을 둔 한인 2세와 3세 청년들이 세운 단체로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룬 기록영화를 제작해 미국 전역에서 영화 시사회를 열며 이산가족 문제를 알리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25일 입수한 편지 (원문보기) 를 보면 헤어진 가족을 다시 보지 못하고 눈을 감는 한인 이산가족들이 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80대나 90대 고령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과 가족 상봉을 위해 북한과 대화에 나서주기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미국 상원 마크 커크 의원과 하원 찰스 랭글 의원이 국무부에 한인이산가족들과 북한의 가족 간 상봉을 우선으로 추진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음을 언급하며 미국 정부가 의원들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줄 것을 강조했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을 수신자로 작성된 의원들의 편지는 올해가 한국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이라며 국무부 대북정책의 우선 순위에 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의 상봉 문제를 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중요시하면서 지난해 2월 이산가족상봉을 성사시키는 등 이산가족 상봉 협의를 남북대화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미국에 사는 10만의 한인 이산가족들은 남북이산가족상봉에서 소외되면서 가족 재회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 한인 비영리단체인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의 이차희 사무총장은 청년들의 지원이 이산가족 문제를 미국 정부에 호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국무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한 서한으로 이산가족 상봉의 기대감이 커졌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차희 사무총장 : 2011년 커크 상원이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 이산가족상봉과 관련한 서한을 보낸 후 뉴욕채널을 통한 대화재개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으로 연결됐던 전례가 있듯, 이번에도 국무부의 정책변화를 이끌기를 희망합니다.
이 사무총장은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북한에 있는 직계가족의 생존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시간을 다투는 문제인 만큼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인 청년단체인 ‘미국의 이산가족들’은 대표인 제이슨 안 씨가 제작한 기록영화 ‘헤어진 가족들’(Divided Families)을 미국 전역의 대학교에서 상영하며 이산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릴 계획입니다.
기록영화는 한국전쟁으로 가족과 생이별한 뒤 고향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한인 이산가족 5명의 애절한 사연을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산가족들’은 현재 미국 9개 대학에서 영화 시사회를 열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며 더 많은 지역에서 상영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이산가족문제를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