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영화 미 의회 첫 상영

0:00 / 0:00

미국에 사는 한인 이산가족의 사연을 담은 기록 영화가 처음으로 다음 달 초 미국 의회에서 상영됩니다. 이산가족들은 이번 시사회가 미국 의회의 이산가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인 이산가족의 아픔을 미국 사회에 알리기 위한 기록 영화가 다음 달 4일 미국 의회에서 상영됩니다.

이날 미국 상원의원 건물에서 진행될 시사회에는 미국 의회에서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주도해 온 마크 커크 상원 의원을 비롯해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은 상원과 하원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헤어진 가족들'(Divided Families Film)이라는 제목의 이 기록영화는 한국 전쟁으로 가족과 생이별을 한 뒤 고향을 떠나 새로운 땅에 정착한 한인 이산가족의 사연을 담은 것으로 이산가족의 손자인 한인 2세 청년들의 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화제작을 처음 기획한 제이슨 안 감독은 할머니가 고향인 함경북도에 두고 온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을 계기로 이산가족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안 감독은 하버드 의과대학을 다니던 2009년부터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 다니던 유진 정 씨와 함께 이산가족의 아픔을 미국 사회에 알리기 위해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제이슨 안:

“할머니가 위암으로 병원에 계실 때 북한에 있는 여동생으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지만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셨고 우리 가족은 할머니의 여동생에게 할머니의 장례식 사진을 답장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저의 가족사이지만 미국에 많은 한인이 비슷한 아픔과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한인 2세로서 이산가족의 비극을 미국 사회에 알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기록 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안 감독과 정 씨는 2년 가까이 미국의 여러 주를 여행하며 한인 이산가족과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고 제작비를 모금했으며 최근 편집 작업을 끝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 이차희 사무총장은 한인 이산가족을 주제로 다룬 영상물이 처음으로 미국 의회에서 상영되는 것이어서 이산가족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함을 미국 의회에 호소할 좋은 기회라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이산가족대표들과 함께 시사회에 참석해 미국 의원 의원들에게 직접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호소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