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한인 다큐 ‘탈북자’ 유럽영화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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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캐나다 토론토 한인 2세 감독이 제작한 중국 내 탈북자의 인권실태를 알리는 영화 '탈북자'가 다음달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상영될 예정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International Documentary Film Festival Amsterdam: IDFA)는 매년 16만 명 이상의 관객과 2천 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기록영화 축제입니다. 캐나다 한인 2세 앤 신(Ann Shin) 감독은 25년째 열리는 이 영화제에 최근 완성한 기록영화 ‘The Defector: Escape from North Korea’ 즉 ‘탈북자’를 출품할 계획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앤 신 감독 : 영화를 드디어 완성했고, 다음달 14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게 됩니다. 저희 작품이 '혁신적(innovative approach)'이고 영화의 내용이 '흡인력있다(compelling story)'는 영화제 심사위원의 평을 들었습니다.

캐나다 동부 도시 토론토에서 패덤영화그룹(Fathom Film Group)을 운영하는 신 감독은 중국으로 탈출한 두 명의 북한 여성과 탈북 중개인을3년에 걸쳐 밀착 취재해 이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탈북자’는 시사문제 등을 다루는 ‘Panorama-Stream’ 분야에 출품돼 유럽에 북한 인권의 실태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신 감독은 유럽인들은 탈북자 문제를 비롯한 북한 인권 문제에 비교적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신 감독 : 북한 문제를 다루는 다른 영상물도 접하는 등 유럽인들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캐나다인이나 미국인들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이 한국어를 알지 못하고, 등장인물의 신분을 보장하기 위해 얼굴을 뿌옇게 처리해 분명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인데도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자유를 찾아 필사적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두 사람을 통해 중국 내에 숨어사는 수만 명의 탈북자가 추구하는 자유로운 삶을70여 분에 걸쳐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신 감독은 알아들을 수 없는 한국어, 주인공들의 얼굴 형상을 가린 화면 때문에 유럽 심사위원들이 몰입하기 어려웠을테지만 “지금 현재 북한에서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 인물을 등장시키는 ‘다큐멘터리’ 즉 ‘기록영화’ 형식을 고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 감독은 그러면서 캐나다의 영화제와 미국의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 트라이베카 영화제(Tribeca Film Festival)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라며 그곳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널리 알리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신 감독 : 북한주민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널리 알리고 탈북자를 돕는 일을 하는거죠. 이미 토론토의 탈북자 단체에 저희가 조금씩 지원금을 보내고 있습니다.

신 감독은58분, 45분짜리 길이의 텔레비전 방송용 프로그램도 제작해 캐나다의 국영방송 CBC 나 미국의 공영방송 PBS 등에서도 선보이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신 감독은 캐나다의 몬트리올세계영화제, 미국의 뉴욕영화제와 샌프란시스코 영화제 등에서도 수상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