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 선양 체포 탈북자 ‘북송 저지’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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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 선양에서 체포된 네 살짜리 어린이를 포함한 탈북자 10명의 강제 북송을 막기 위해 미국과 영국, 한국에서 국제인권단체들이 발벗고 나섰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위치(HRW)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 정부는 지난 4일 중국 선양에서 체포된 탈북자 10명을 난민으로 인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 중국은 고문과 박해 등 위험에 처하는 것이 명백한 데도 불구하고 탈북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이 열 명의 탈북자부터 시작해서 중국이 비준한 유엔 난민협약을 준수하고 강제북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휴먼라이츠워치가 탈북자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 북한에 송환된 사람은 거의 모두가 심문 과정에서 언어 폭력, 고문, 성 착취 등 잔혹행위를 겪는다는 증언으로 미뤄 탈북자는 유엔이 규정한 난민이라는 것입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중국 정부가 최근 수 개월 간 중국 내 탈북자 단속 강화와 강제 송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가 파악한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중국 당국에 체포된 탈북자 수는 49명으로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1년 간 파악된 51명과 거의 맞먹는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두 달 이상 걸리던 탈북자 강제 북송 절차가 최근 두 주로 크게 단축됐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는 특히 네 살짜리 아들과 아내가 체포된 이태원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공영방송 BBC와 텔레그라프(Telegraph) 등 영국 언론과 인권단체들에 알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박 대표 : 국제적인 이슈화를 시키려고요. 우리가 2년 전 시리아 난민 문제도 세 살짜리 어린이가 시체로 바닷가에 떠내려 왔을 때 그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가 됐고(관심을 끌었고)…

세계의 관심을 끌려고요. 그래서 이번 계기로 중국에서 북한 난민을 강제북송 시키는 문제를 이슈화 시키고 싶어서요.

박 대표는 북한 인권 문제 특히 강제북송 문제가 대두 된지 20년이 넘었는데 전 세계에 탈북 난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며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영국BBC국내방송에 이 씨가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중국 정부에 호소하는 동영상을 전달해 뉴스시간에 내보내주도록 섭외했다는 설명입니다.

박 대표 : 지금 현재 중국에 감금돼 있는 상태이면 피해자 가족들이 직접 나서서 하는 호소가 더 빠르고 더 많은 사람에게 감명을 줄 것 같고…제가 영국에 있는 탈북자 협회에도 조언을 구해서 협회 이름으로 '탈북자강제북송을 중지할 데 대한' 서한을 써서 중국 외교부에 보내기로 했고…국제앰네스티에 연결해가지고 가능하면 많은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면 좋을 것 같아서 지금 추진 중입니다.

국제앰네스티 홍콩지부가 한국에 정착한 이태원 씨를 직접 면담하고 활동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처럼 선양에서 체포된 10명의 탈북자가 북한으로 강제송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의 인권단체 커넥트북한(Connect NK)과 세계기독교연대(CSW), 한국의 탈북자 영어교육지원단체(Teach North Korean Refugees: TNKR)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