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북한 심각한 인권 상황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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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의원들은 16일 본회의에서 북한은 국내적으로 주민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국외적으로는 핵을 개발하고 천안함을 침몰시키는 등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유럽의회의 보수.개혁당(ECR) 소속의 찰스 태넉(Charles Tannock) 의원은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리고 있는 본회의에서 '인권보호 운동가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정책'과 관련해 토론하는 도중 북한을 대표적 인권 침해국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Charles Tannock : 북한은 전국에 정치범 수용소를 두고 인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태넉 의원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수감자들을 잔인하게 대우하는 지옥과 같은 곳이라며 북한의 인권 침해를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인권 침해를 우려하는 유럽의회 의원들의 발언은 곧이어 열린 북한의 천안함 도발에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한반도 상황에 대한 토론’에서도 계속됐습니다.

보수.개혁(ECR)당의 헬머 로저(HELMER Roger) 의원은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로 침몰한 게 명백하다고 강조하고, 유럽연합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함께 심각한 인권 침해 문제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로저 의원은 북한 주민들은 식량과 식수, 에너지, 정보의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정치범 수용소의 수감자들은 굶주림과 고문, 강제 노동으로 죽음에 이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HELMER Roger: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자녀와 손자 에 이은 3대가 수감된다고 합니다. 또 강제 북송된 탈북 여성이 낳은 영아는 태어나자 마자 산모 앞에서 교살당하는 등 한마디로 북한 전체가 정치범 수용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로저 의원은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탄압과 협박을 일삼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편집증적인 정신병자(Paranoid Psychopath)라며 강경한 발언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녹색당(Verts/ALE)의 바바라 로크비러(Barbara Lochbihler) 의원은 유럽의회가 17일 표결할 예정인 북한의 천안함 격침을 비난하는 결의안 내용에 인권 문제가 거론되지 않은 점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적어도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주민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고, 고문과 기아로 고통받으며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며 유럽연합은 북한의 인권 문제 개선에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럽국민당(EPP) 소속으로 유럽의회내 한반도관계 의원 대표단(DELEGATION FOR RELATIONS WITH THE KOREAN PENINSULA)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천 엘러(Christian EHLER) 의장은 이번 북한 결의안에는 인권 문제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현재 북한의 인권 문제만을 다루는 별도의 결의안이 마련 중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엘러 의장은 이를 위해 유럽연합내 인권 소위원회에서 북한인권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빠르면 9월이나 10월 경 한반도의 인권 상황과 관련한 종합적인 인권 결의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유럽의회 의원들은 이날 약 30분 가량 진행된 ‘한반도 상황에 대한 토론’를 통해 천안함을 침몰시킨 북한을 규탄하고 추가 도발의 자제와 한반도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결의안은 유럽의회 모두 7개 정치 그룹 가운데 보수.개혁당(ECR), 유럽국민당(EPP), 사회민주당(S&D), 그리고 자유민주당그룹(ALDE) 등 4개 당이 제출한 개별 결의안을 종합한 것으로 본회의 마지막 날인 17일 표결을 통해 채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