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 “피묻힌 독재자 찬양 로드먼 방북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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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엘리엇 앵글 미국 하원의원(민주당, 뉴욕)은 전직 미국 프로농구선수들을 데리고 평양을 방문한 데니스 로드먼에 대해 '황당한 짓'이라고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미국의 북한인권 활동가들도 미국 프로농구협회(NBA) 이름을 독재자 찬양에 이용하는 로드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정영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6일 미국 뉴욕의 유대인 인권단체인 사이먼 위젠텔 센터(Simon Wiesenthal Center)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8일)에 맞춰 친선 농구경기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 데니스 로드먼 일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엘리엇 앵글(Eliot Engel) 미국 하원의원은 “핵무기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고모부를 참혹하게 처형한 독재자를 찬양하러 간 로드먼의 방북은 황당한(grotesque)행동”이라고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엘리엇 앵글 의원: There is bloodied in hand of new leader Kim just had his uncle Jang song thaek executed …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앵글 의원은 자신의 고모부를 무참히 처형한 김 제1비서를 가리켜 ‘손에 피를 묻힌 독재자’(bloodied in hand)로 부르고 그를 찬양하러 간 로드먼의 행동이 얼마나 황당한가를 전세계가 다시 깨닫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유대인 랍비, 즉 종교지도자인 아브라함 큐퍼(Rabbi Abraham Cooper) 사이먼 위젠텔 센터 관계자는 로드먼과 같은 NBA출신이 스포츠를 독재자 찬양에 이용하는 것은 농구의 신성한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못 박았습니다.

북한 자유연합의 수잔숄티 대표는 “전직 NBA 선수들이 참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이들이 농구경기에 보이콧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로드먼이 북한과 같은 비정상적인 곳에 가서 독재자를 위해 찬양하는 것은 수많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탄압과 고통을 무시하는 행위”고 지적했습니다.

수잔 숄티 대표: 로드먼의 이러한 행위는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고모부도 처형하는 김정은의 정치적 계산에 잘못 걸려 들었습니다.

참혹한 북한의 인권상황을 증언하기 위해 나선, 미국 탈북자 단체인 재미탈북민연대의 조진혜 대표는 “로드먼의 독재자 찬양은 북한 2천400만 주민들을 외면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지금 이시각에도 북한에는 20여만명의 정치범들이 수용소에 감금되어 짐승같은 생활을 하고 있고, 어린이들은 먹지 못해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렸는데도 김정은은 이들을 돌볼 생각을 하지 않고 자기 취미대로 향락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함께 증언자로 나선 탈북여성 한 모 씨도 “로드먼이 김정은을 자기 친구로, 또 그와 화려한 별장에서 진수성찬을 탐닉하는 것은 북한인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당국이 로드먼처럼 평이 나쁜 운동선수를 환대하는 이면에는 분명히 정치적 목적이 숨어 있다”며 “미국프로농구협회는 북한당국의 이러한 정치적 목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로드먼 등이 NBA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강력히 저지 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 및 친선경기 개최에 대해 미국 프로농구협회(NBA)사무국은 “NBA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데이비드 스턴 NBA 총재는 6일 발표된 성명서에서 “NBA는 로드먼의 방북과 무관하며 미 국무부 승인 없이는 어떤 참여도, 지원도 없다”면서 “스포츠가 많은 경우 문화 장벽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로드먼의 방북은 그런 사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로드먼의 이번 여행과 관련해 그와 접촉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 시민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북한을 여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