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악화된 남북관계 때문인지 남한 정부가 "내년 설 명절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먼저 제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2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는 대한적십자사 주최로 연말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열렸습니다.
북한의 가족을 만나지 못한 미상봉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산가족들은 올해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내년에는 꼭 재개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내년에도 당국 차원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남한의 통일부는 30일 오전 정례회견에서 “내년 설 명절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먼저 제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정부 쪽에서 우리가 먼저 제안할 계획은 없습니다.
물론 반대로 북한이 먼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자고 제안할 수도 있겠지만, 핵 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 등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을 감안하면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이 때문인지 최근 들어 남한의 이산가족들은 중국 등 제3국을 통한 민간차원의 상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심구섭 이산가족협회 회장: 어제와 그저께도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으로부터 편지가 왔고요. 전화통화도 했습니다. 다음 달 1일과 2일에도 다른 곳에서 또 연락이 옵니다.
이산가족들은 대부분 80세 이상의 고령자들입니다. 이들에게는 하루하루가 급한 상황입니다.
통일부가 이산가족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세 이상 이산가족의 77%가 “민간차원의 상봉과 교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올해에만 16 가족이 제3국에서 가족을 만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