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간단체 팩스로 삐라 살포

한국에 이어 미국과 일본의 민간단체들도 북한으로 삐라, 즉 전단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기반을 두고 납북된 일본인 문제를 다루는 단체인 리치 ‘ReACH’ 즉 ‘희망을 위한 납북자 구조 센터’는 일본과 미국에서 팩스를 이용해 북한에 전단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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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일본과 미국에서 일본인 납북자와 관련해 활동하는 단체 'ReACH' (Rescuing Abductees Center for Hope)가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양으로 전단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본인 납북자 단체가 북한에 전단을 보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풍선이 아닌 팩스입니다.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희망을 위한 납북자 구조 센터'의 아사노 이즈미 대표는 휴전선 인근에서 풍선을 이용해 북한에 전단을 살포하는 한국 민간단체들의 활동을 보고 북한과 일본, 북한과 미국 간에 각각 연결돼 있는 전화선을 통해 팩스로 전단을 보내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사노 대표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일본의 민간단체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가 입수한 평양에 있는 대외 기관과 사업처의 팩스 번호 약 200여 개를 받고 지난 2월부터 일본과 미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 해당 팩스 번호로 전단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사노 대표는 북한에 보내는 팩스가 잘 전달됐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해당 기관들이 자주 팩스 번호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전단이 전달됐다고 추정했습니다.

아사노 대표는 북한에 팩스로 보내는 전단이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김정일 위원장의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으며 풍선으로 전단을 날리고 있는 한국 민간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사노 대표는 앞으로 북한에 보내는 팩스 전단에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에 관한 내용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사노 대표는 북한은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에 외부 정보의 유입이 일본인 납치 피해자 해결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권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사노 대표는 특히 전단을 팩스로 보내면 북한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평양의 엘리트 계층에게 직접 전달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편, 북한에 전단을 보내는 한국의 민간 단체 관계자는 외국에서 팩스가 가능한 북한의 기관들은 주로 외교 기관이나 사회 안전부, 보위부 등 정보기관으로 이 기관에 전단을 보내는 일에 대해 북한 당국이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