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와 함께 북 가족 생사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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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자들을 위해 발벗고 뛰고 있는 한국의 국회의원 출신 교수가 탈북자들과 함께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돕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서는 가족들의 생사여부를 확인하는 게 시급한데 이를 위해 탈북자와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제18대 한국 국회의원을 지냈던 동국대학교 법학대학의 박선영 교수는 한국에 있는 탈북자 2만 5천여 명의 도움을 받아 이산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박 교수는 8일 미국 동부 버지니아에서 열린 사단법인 일천만 이산가족 위원회 워싱턴지회 총회에서 특별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져야 하고, 상봉을 위해선 생사확인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선영 교수: 저는 한 가지 제안드리고 싶은 것이 이북도민회도 그렇고 일천만 이산가족 위원회도 그렇고 지금 우리 곁에 들어와 있는 2만 5천명의 탈북자들의 주소와 신상을 잘 파악하셔서 여러분들이 여기에서 먼저 이산가족들을 찾아보는 노력을 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우리 곁에 와 있는 살아있는 생생한 증언자들인 탈북자들을 여러분 한번 활용해 보세요.

또한 앞으로 통일의 전령이 될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사회가 따뜻이 안아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행사엔 북한에서 고위급 장교생활을 하다 2008년 탈북한 통일미래연대의 최현준 대표가 나와 북한의 실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워싱턴지역 한인 동포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최 대표는 북한은 이미 배급제가 제기능을 하지 못한 지 20년이 넘었고 주민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주부들은 끼니 걱정을 하지만 한국 주부들은 메뉴, 즉 식단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주민들이 민주화봉기를 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가족도 믿지 못하는 철저한 감시체계와 통신체계의 마비, 그리고 봉기를 해도 국제사회가 도와주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현준 대표: 3, 4명 당 한명은 정보원입니다. 보위부라든가 보위사령부, 보안부, 또는 당기관과 관련된 사람들인데, 그래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쿠데타나 시민봉기를 일으키려면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 할 수가 없습니다. 북한사회라는 게 부모가 자식을 고발하고 자식이 부모를 고발하는 게 북한사회의 현실입니다. 저도 북한에서 탈출할 때 제 아내에게 탈북하자고 처음에 말을 못했습니다. 제 아내를 믿지 못해서요.

한편 최현준 대표는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한국의 대북심리전을 다시 부활시켜 한국과 인접한 지역에 배치돼 있는 5개 사단 25만 여명의 굶주린 북한병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한편 한국 국민, 특히 청소년들의 국가관과 안보관을 제대로 심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