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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해바다에서 표류됐던 북한 주민 31명의 송환을 둘러싸고, 남과 북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한국정부가 ‘인도주의’ 원칙에서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서해북방한계선(NLL)을 통해 남쪽으로 떠내려간 북한 주민 송환을 둘러싸고 남북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을 포함한 주민 31명 전원을 무조건 송환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남비난 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북한 대남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각계 주민들의 인터뷰를 내보내면서 남측의 ‘인도주의’ 조치를 ‘협박’, ‘강제납치’라고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녹취: 우리민족끼리>
“지금 남조선 통일부는 표류된 31명 중 4명이 본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귀순했기 때문에 국제적 원칙에 따라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못되게 놀고 있습니다”
“지금 남조선 괴뢰들은 기상악화로 표류된 우리 주민들을 유인 납치하여 억류한 것도 모자라, 저들의 교활한 귀순회의와 설득을 합리화하려고 그 무슨 국제적 원칙까지 꺼들며 돌려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7일에는 조선적십자회위원장 명의로 한국적십자회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귀순하겠다는 주민 4명의 가족을 데리고 나와 현장에서 4명의 의사를 확인하겠다”고 고도의 심리전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의 북한 주민들을 ‘인도주의’원칙에서 절대 북송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지역 뉴욕에 정착한 탈북자 한동철(가명)씨의 말입니다.
“북한에서는 지금 다 보내라고 하는데 네 사람을 보내면 다 죽지요, 그 사람들을 보내면 인권유린이지, 그 사람들이 귀순했다는 사실은 북한도 다 아는 사실인데요.”
러시아 벌목공 출신으로 탈출했다가, 국제 난민자격으로 미국에서 영주권을 받은 한 씨는 자유사회에서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을 합니다.
“한국에서 (4명의 북한 주민에게)남으라고 사정하겠어요, 한국은 그런데도 아니고 본인의 원하는 대로 해주는 곳이 자유세계인데, 그렇다고 한국정부가 북한에서 너무 완강하게 나와서 보내주면 그 사람들은 다 죽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정착한 탈북자 최미옥(가명, 50대)씨도 북한에 가겠다고 하는 27명도 가족 때문에 그럴 것이라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대신했습니다.
“사상적으로 철저하게 무장된 사람 몇 명은 가겠다고 하겠지요, 그러나 그 사람들이라고 왜 모르겠어요, 너무나도 잘 알지요, 그냥 고향에 간다면 굶고, 단련받기 때문에 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남은 가족들 때문에 할 수없는 심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나중에는 후회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한국에 대해 잘 몰랐을 때는 주민들이 당국이 선전하는 대로 ‘협박’이니, ‘귀순강요’니 하는 말들을 믿었지만, 지금은 한국이 잘산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고, 더욱이 한국에 탈북자가 2만 명이나 살기 때문에 오히려 부러워하는 주민들도 있을 거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중국에 있을 때 4번이나 강제 북송됐던 쓰라린 아픔이 있는 최씨는 “북한은 앞에서는 다 용서해준다고 말해놓고는 뒷조사를 해서 영영 나오지 못할 곳으로 끌어간다”면서 북한의 인도주의 선전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