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난 8월말 큰 비로 두만강이 불어나면서 강의 지형이 변함에 따라 탈북 브로커와 국경경비대가 새 도강 통로 찾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부 두만강 일대에는 일명 ‘탈북 통로’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여울목이나 강물 속도가 완만한 곳을 통해 탈북자들이 중국으로 갈 수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 대홍수 여파로 강바닥 지형이 크게 바뀌어 기존의 탈북통로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 구출작업을 벌이는 남한의 한 대북인권단체 관계자는 “수해작업에 많은 사람들이 동원된데다, 두만강의 지형도 크게 바뀌어 탈북 브로커들이 탈북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인권단체 관계자 : 문제는 물 골을 알아야 그쪽으로 넘기지 않아요. 그런데 물골이 다 바뀌었으니까, 지금 브로커들이 판단 못하는 거예요.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 강안동과 유선지구 전방 일대는 과거에는 물이 깊지 않아 도강통로로 이용했지만, 지금은 어디가 깊은지 알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외 도강 통로로 꼽히던 무산군과 온성군의 여러 지역도 큰물 피해로 토사가 쓸려 내려가 깊은 곳으로 변해 탈북 중개인들은 새로운 통로를 찾기 위해 왼심을 쓰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함경북도 무산군 지방 브로커들도 탈북 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해복구 전투가 끝나고 수심을 봐야 도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 탈북 통로를 찾는 데는 군대들이 더 혈안이 된 것으로 알려집니다. 제대를 앞두고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있어 탈북 방조는 피할 수 없는 유혹입니다.
회령시 경비대 사정에 밝은 다른 소식통은 “새로운 도강통로를 찾는 데 브로커뿐 아니라 군대들도 관심사”라면서 “탈북을 막으라는 중앙의 지시가 최근 내려와 경비대 지휘관들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경비대도 이번 홍수 때 큰 피해를 봤다”면서 “두만강 바로 옆에 자리 잡았던 회령시 망양중대 예하 한 개 소대 전원이 홍수에 모두 쓸려갔고, 하금생 3소대도 한 사람도 건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대 병영들은 두만강 가에서 5미터가량 높은 둔덕에 자리 잡았고, 경비대 잠복초소들은 두만강 바로 옆에 전개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불어난 물에 모두 실종되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경부대원들은 새로 잠복초소들도 만들어야 하고, 병영도 수리하느라 탈북방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