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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북한자유주간의 개막식이 서울에 있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25일 열렸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북한인권법안이 한국에서도 통과되도록 하는 게 이번 행사의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개막식에 참석한 한나라당의 김무성 원내대표는 한국 국회가 아직까지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게 “죄송스럽고 부끄럽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제는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행동해야 할 때이다.”
미국 내 대북 인권단체의 연합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의 개막식에서 한 말입니다.
북한자유주간을 주관하는 숄티 대표는 “2004년 미국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 첫 행사가 그해 미국의 북한인권법 통과에 기여한 것처럼,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목표 중 하나는 북한인권법안의 통과”라고 말합니다.
법안 통과가 “더 늦어져선 안 된다”고도 강조합니다.
“얼마나 많은 북한 사람들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배고픔과 공개 처형으로 더 죽어나가도록 방치할 거냐”는 겁니다. 숄티 대표입니다.
수잔 숄티
: 김정일 정권의 잔혹한 행동을 인식해 미국과 일본의 정당들은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한국의 국회가 아직도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은 것은 국가적 수치(national shame)입니다.
개막식에 참석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김무성 원내대표는 “죄송스럽고 부끄럽다”면서 인사말을 시작했습니다.
“북한인권법안이 2004년엔 미국에서, 그리고 2006년엔 일본에서 통과됐고, 유엔도 4년째 대북 인권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무성 대표입니다.
김무성
: 그런데 정작 우리 동포들의 인권을 가장 걱정하고 챙겨야 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회가 북한인권법안을 아직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북한 인권 운동가 여러분을 정말 뵐 낯이 없고, 북한 동포들에게 저희들이 큰 죄를 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무성 대표는 현재 북한인권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데, “일부 못난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인권법안의 발의를 주도한 한나라당의 황우여 의원은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이 법안이 북한 정권을 자극할 뿐 아니라 효율성이 없다고 말한다”면서, “이는 북한 주민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우여
: (일부 야당 의원들의) 이러한 논리는 인권을 침해하는 자의 측에서 생각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정권 측에 놓여 있는 사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사랑하는 동포, 우리 사랑하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받는 자로서의 입장에서 하는 말은 결코 아니지 않느냐…
황 의원은 “한나라당이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번 4월 국회에서 안 되면 6월 국회에서라도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이 법안을 이번 회기 안에 처리하려면 국회의장에게 직권 상정을 부탁해 회기 마지막 날인 29일 강행 처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또 몸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과연 해야 할 것인지를 지금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무성
: 이제는, 18대 국회 때 이걸 안 하면 영원히 못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 이것을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찾아가서 좀 설득해주시길 바랍니다.
북한인권법안은 지난해 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지만,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입니다.
2005년에도 북한인권법안이 발의됐지만,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17대 국회의 임기를 넘겨 자동 폐기된 바 있습니다.
현재 한국 국회가 제정하려는 북한인권법의 골자는 북한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기구를 정부 내에 설치하고 북한인권을 위한 민간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겁니다.
북한자유연합이 주최하는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2004년부터 매년 4월 마지막 주에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다가 지난해부터 2년째 서울에서 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