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서울 광화문 원표공원에서 ‘납북자 이름부르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납북자 가족 등 관계자 50여 명은 납북자 8만 여 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이들의 생사 확인과 조속한 귀환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민태희, 민화식, 민현기, 민효식, 민효훈, 민홍기…….”
27일 오전 광화문 네거리에 위치한 원표공원.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6.25전쟁 때 북한에 납북된 인사들의 가족들이 나와 이 곳 원표공원에서 납북자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실수로 이름을 빠뜨릴까 일일이 손으로 짚어가며 또박또박 읽어 나갑니다.
광화문에서 목 놓아 부른 아버지, 할아버지, 남편의 이름이 한반도 북녘 끝까지 메아리 쳐 울려 퍼지길 염원하는 모습입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입니다.
이미일:
60년이라는 세월을 지난 지금, 살아남은 우리 가족들은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진실을 속히 밝혀주고 그 분들이 한국으로 돌아와서 우리 함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납북된 인사들은 모두 8만 4천 여 명.
납북자 가족들은 물론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까지 돌아가며 계속 불러야 합니다.
행사 관계자 김진수 씨입니다.
김진수:
납북자 이름을 모두 부르는 데 걸리는 시간만 어림잡아 48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지금으로 봐서는 내일 저녁 무렵까지 이어질 것 같습니다.
호명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시작으로 국군포로와 민간인 납북자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남편을 기다리는 89세 아내에서부터 유치원생인 6살의 납북자 증손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해 이들의 애달픈 사연을 전했습니다.
납북인사 김점석 씨의 딸 김지혜 씨입니다.
김지혜:
1950년 7월 8일 오후 2시 남영동 자택에서 납북됐습니다. 일주일 동안 친척 집에 있다가 들어오시다가 현관 앞에서 끌려갔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인 납북자 가족도 나와 잃어버린 가족의 이름을 불러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본납북자구출회 미시오카 츠토무 회장입니다.
미시오카: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외국인 납북자들도 구출해주었으면 고맙겠습니다. 그런 날 빠른 시일 내 오리라 믿습니다.
거리를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납북자 이름 부르기에 동참하는 등 납북자 가족들을 위로하며 이들의 아픔을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