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곰즈 관련 북의 고위급 방북제안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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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곰즈 씨와 관련한 북한의 고위급 방북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8개월째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와 관련해 북한이 미국 측에 고위급 방북을 제안했지만 미국이 이를 거절했다고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이 10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고위급 방북 제안과 관련해 정확한 시기와 방식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은 채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로라 링, 유나 리 두 미국인 여기자의 석방 때 파견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고위급 인사를 북한에 보내 곰즈 씨를 데려올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의 확인 요청에 답변 대신 지난 2일 정례 브리핑 때 필립 크롤리 공보 차관보가 “미국이 곰즈 씨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직접 접촉해왔다”고만 언급한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당시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이 곰즈 씨 석방을 위해 미국에 클린턴 전 대통령같은 고위급 인사의 방북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않으면서 이같은 미북 간 직접 접촉 사실을 공개하고 “현재로선(At this moment) 계획이 없다”고만 답했습니다.

앞으로 곰즈 씨 석방을 위해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방북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미국 의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은 고위급을 파견할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에 동의하면서도 앞으로 곰즈 씨 문제가 미북 간 대화 재개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곰즈 씨의 신병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별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가족들을 설득할 수 있는 이유도 상당 부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앞으로 양자 접촉에서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곰즈 씨의 신병에 각별히 신경을 쓸 것이라고 믿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에 억류된지 140일 만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풀려난 로라 링, 유나 리 두 미국인 여기자 때와 달리 곰즈 씨의 경우 8개월째 억류중이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한 민간단체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소속 방송사의 회장이 앨 고어 전 부통령이었던 두 여기자와 달리 곰즈 씨의 경우 ‘든든한 배경’이 없어 그냥 방치되고 있다는 의견도 인권 단체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곰즈 씨는 지난 1월 북한에 불법으로 입국한 뒤 북한 당국에 체포돼 8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현재 억류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