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 영주·시민권 취득 북 국적자 49명

0:00 / 0:00

ANC:

미국에 거주하는 북한 국적자 가운데 지난 한 해 동안 36명이 영주권을, 13명이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2011년 한 해 동안 미국에 영주할 수 있는 권리인 영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는 36명. 전년에 비해 1명 늘었습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 이민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중 17명은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탈북 난민 자격으로 영주권을 취득했으며, 나머지는 미국 내 친척이나 취업을 통해 받은 경우입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에게는 입국한 지 1년 후 영주권 신청 자격이 주어집니다.

지난해 영주권을 취득한 탈북자 중 버지니아주에서 ‘Care People Home Health’라는 가정 방문 전문간호회사에서 일하는 조진혜(가명)씨는 “영주권을 취득한 사실이 너무 기뻐 한참 울었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조진혜]

(영주권을 받고 나니) 아, 나도 이 세상에서, 이 나라에서 어떤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정정당당한 신분을 가진 사람이 되는구나 하는 그런 생각에 심적으로 든든해 지더라구요.

영주권과는 별도로 지난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는 13명으로 전년도와 같은 수준입니다. 탈북 난민은 입국 후 만 57개월이 되면 미국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시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미국 서부의 대도시이자 한인 밀집지역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일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외 지역으로는 뉴욕, 메릴랜드, 펜실베니아, 조지아, 애리조나 주 등입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직장 생활하는 익명의 한 탈북자는 “작년에 영주권을 취득하고 나서 너무 기뻤지만, 영주권에 북한 국적자라는 표기가 있어 지인을 만나거나 사업차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어려움이 있어 빨리 시민권을 취득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2009년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의 여기자 2명을 북한에서 데리고 나온 사건을 지켜보며 미국이라는 나라가 자국민을 보호하려 애쓰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는 조씨도 시민권을 취득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조진혜]

비록 출생은 북한에서 했지만 시민권을 따면 어떤 위험한 상황이 와도 누군가가 나를 지켜준다는 믿음이 생기면서 미국 시민권을 꼭 따고 싶어요.

한편 미국 정부는 2004년 북한인권법을 제정해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자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있으며, 2006년 첫 탈북 난민을 받아들인 이후 올해 3월 현재까지 미국 내 탈북 난민의 수는 128명입니다.

국토안보부의 집계가 시작된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의 수는 138명, 시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는 54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