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버드대, 탈북자 교육 연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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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학의 동아시아연구소가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교육을 위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2만 4천 명을 넘어서면서 통일 후를 대비해 ‘남북한 통합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하버드대학 동아시아연구소(Harvard-Yenching Instittute)의 지원으로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가 겪는 교육적 체험에 관한 연구 논문을 준비 중인 박순용 박사는 6일 ‘사람의 통일’을 이루기 위해 한민족으로서의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박순용 박사 : 통일 후를 대비한 교육이 얼마나 공론화 되어 있는가를 봤을 때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치, 경제, 군사면에서는 연구와 분석이 많지만, 통일 대비 '교육' 연구는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저도 놀랐어요.

박순용 박사는 내년 7월까지 10개월 간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에서 항공비, 체제비, 연구비 등을 지원받고 자신이 지난 몇 년간 면접과 자료수집을 통해 연구해 온 한국 내 탈북자들이 교육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연구 논문(Understanding North Korean Refugees’ Education Experience)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연세대학교 교육대학 교수인 박순용 박사는 이 논문을 위해 한국에 정착한 교사출신 탈북자와 학령기에 있는 탈북학생들 수십 명과 면담을 통해 그들의 다양한 체험을 수집했고, 현재는 하버드대학에서 그들이 한국의 교육환경 하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논문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박 박사는 남북한이 통일되었을 때 북한주민이 2류시민이라는 인식을 가져서는 ‘사람의 통일’을 이룰 수 없다면서 이와 같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 중 평양의 엘리트 출신이 아닌 일반적인 탈북자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제안했습니다. 각자의 연령, 성별, 출신지 등에 따라 경험이 다르고 탈북 과정에서 겪은 고통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많아 개별적인 심리치료도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박 박사는 특히 북한에서 교사생활을 했던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상위 10퍼센트 이내 학생만 대학에 가고 그 중에서도 사범대학교를 가는 학생들은 전교 5등 이내에 드는 우수한 인력인데도 한국에 간 뒤에는 생계를 위해, 혹은 자격증을 얻지 못해 귀중한 인력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이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박 박사 : 북한에서의 교육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 청소년의 생각을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한국에 정착한 교사출신 탈북자가) 숫자가 많지는 않아서 이 분들을 다 교사 자격증을 준다고 해서 충분하지는 않을겁니다.

박 박사는 교사출신 탈북자가 교육관련 업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시나 도의 교육청에서 탈북자를 전담하는 관료로 임용한다든지 탈북자가 많이 사는 지역에서 탈북자들만을 교육하는 ‘대안학교’가 아닌 탈북자와 남한 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탈북 교사들이 그 곳에서 일하도록 돕는 방안도 강구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