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언론, 북 문제 지나치게 단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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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캐나다 동부 토론토대학에서 북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중심으로 폐쇄된 북한 사회를 조명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13일 오후 열린 북한 관련 언론보도를 주제로 한 토론회(Beyond the Hermit Kingdom: Media Perception and Depiction of North Korea)에서 대북인권단체 ‘자유’의 엘리스 권(Elysse Kwon) 홍보국장은 언론이 북한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엘리스 권 홍보국장 : 최근 북한을 방문한 전 미국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에 대한 보도를 예로 들어 보죠. 그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구이고 그의 생일에 농구게임을 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보도 일색이죠. 북한에서 고통받고 있는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는 전혀 언급이 안되었다는 겁니다.

이번 행사는 토론토대학 학생 단체인 카수(CASSU: Contemporary Asian Studies Student Union)와 인뎁스(INDePth)가 공동으로 북한 관련 주요 사건 등이 미국과 캐나다, 한국의 언론에 어떻게 묘사되는지를 분석하고 논의하기 위해 개최했습니다.

엘리스 권 홍보국장은 학생, 교직원 등 수 십 명이 억압과 통제 속에서 고통받는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등을 구체적으로 토론한 의미있는 행사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행사에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대북인권단체 한보이스의 잭 김(Jack Kim) 고문은 북한의 폐쇄성으로 북한에서 나오는 정보에 따라 외부언론이 사실을 보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잭 김 고문 : 북한에도 언론이 있지만 당국에 의해 언론이 철저히 통제되면서 농구선수 로드먼 씨의 방북을 선전선동에 이용한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잭 김 대표는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임진강을 통해 북한 내부에서 촬영한 영상 자료가 미국에 소개되는 등 점점 북한에 대한 정보가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토론토 패덤영화그룹(Fathom Film Group)의 한인2세 앤 신(Ann Shin)감독은 언론이 핵을 비롯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문제, 기근을 비롯한 인권상황 등 여러가지 각도에서 북한을 묘사하지만 북한의 현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말했습니다.

앤 신 감독 : 외부언론은 북한 당국을 통해 걸러져서 보여지는 북한의 실상을 어떻게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전달할 수 있는지를 논의했습니다.

신 감독은 북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주제로 한 토론회였지만 정치범수용소와 인권 등 북한의 현실에 대한 다양한 문제가 논의된 뜻깊은 행사였다고 말했습니다. 신 감독은 탈북자와 브로커의 이야기를 장기간 취재한 기록영화 ‘탈북자’를 제작해 유럽과 북미대륙 등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