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F, 장애인 탈북자 위한 모금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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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인권단체가 목발을 짚고 탈출한 후 한국에 정착해 북한 인권운동 단체 '나우'를 설립한 지성호 씨의 사무실 이전 비용 마련에 나섰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의족을 한 채 매일 계단을 오르내리며 힘겹게 인권 운동에 전념하는 ‘나우’의 지성호 대표에게 새로운 사무실을 얻어 주기 위한 성금이 차곡차곡 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Human Rights Foundation)’의 알렉스 글래드스타인(Alex Gladstein) 부사장은 한 달여 만에 목표액5만 여 달러($51,353)의 70퍼센트 가량이 모아졌다고 전했습니다.

글래드스타인 부사장: 16일 현재 약 130명이 3만 6천 여 달러($36,185)를 기부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지 씨가 북한 주민에게 외부 정보를 보내는 라디오 방송과 중국 내 탈북자 구출 등 ‘나우’의 활동을 더 효과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취지입니다.

지난 4월 한국 방문 당시 지 대표가 설립한 인권단체 '나우'의 사무실이 계단이 많고 환경이 열악한 것을 본 '휴먼라이츠재단'의 관계자의 제안에 따른 운동입니다. 따라서 이번 운동의 제목은 지 대표의 험난한 탈북 여정 '6천마일' 즉 '1만 킬로미터'를 상징하는 '자유를 위한 6천마일'( www.6000milestofreedom.org)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이번 모금운동에는 한국, 미국, 영국, 스페인, 노르웨이 등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글래드스타인 부사장은 익명으로 기부한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지 대표가 지난 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 '제 7회 오슬로자유포럼'에서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글래드스타인 부사장 : 지난 5월 저희가 개최한 오슬로자유포럼에서 지 대표는 감동적인 연설로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이 포럼 관계자 몇 몇이 지 씨를 도울 방안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저희가 모금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 탄광마을에서 태어난 지 대표는 한밤중에 석탄을 운반하던 기차에 올랐다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선로에 떨어져 다리를 잃었습니다. 1990년 대 식량난으로 가족이 아사 직전에 이르자 석탄을 훔쳐 연명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나섰던 것입니다. 지 대표는 사고 후 마취도 없이 진행된 악몽 같은 수술, 처참한 굶주림, 그리고 장애인이 중국에 식량을 구하러 갔다는 이유로 당국으로부터 당한 모진 고문 등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그가 왜 목발을 짚고 정상인도 감당하기 어려운 1만 여 킬로미터의 탈북 여정에 오를 수 밖에 없었는가를 설명한 것입니다.

휴먼라이츠재단의 모금운동은 다음달 10일까지 계속됩니다. 기금은 ‘나우’의 새 사무실 보증금과 첫 번째 달 월세를 지급하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