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보여주는 영화가 미국 버지니아에서 상영돼 한인동포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황해남도 해주의 한 시장바닥. 어린 딸에게 젖을 물리는 한 여인에게 먹을 것을 주자 금새 눈물을 흘립니다. 엄마는 아이에게도 음식을 건네지만 너무 많은 날을 굶은 터라 제대로 소화를 시킬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한켠에서는 장사꾼들에게 밥통이나 다름없는 손수레, 즉 구루마를 안전원들이 모두 빼앗아 트럭에 싣고 가 버립니다.
여러 날 굶어 말할 힘도 없는 어린 꽃제비들은 맨땅에서 서로의 몸을 붙인 채 추운 겨울밤을 뜬 눈으로 지샙니다.
한국의 북한인권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와 버지니아 한인회는 지난 18일 버지니아 애난데일의 한 교회에서 2012 북한인권영화 상영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상영된 영화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힘들게 사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몰래 담아 만든 기록영화 ‘노스 코리아 브이 제이(North Korea VJ)’입니다.
버지니아에 살고 있는 김옥순 씨는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고 말합니다.
김옥순: 정말 우리 어린 시절에 어렵게 살았던 모습을 생각나게 하구요. 우리 때보다 더 열악한 생활 속에서 사람이 극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에 남을 배려하는 것 없이 함부로 아무렇게나 막말을 하고 또 아무한테나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이번에 영화상영을 준비한 북한인권국제영화제의 오현주 조직위원장은 북한인권문제를 내 가족의 일처럼 관심을 갖고 북한주민의 자유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현주: 아직 북한에 있는 주민들은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 그리고 북한에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 살아야 합니다. 만약에 그들이 내 친척이거나 가족이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는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그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 까 하는 그런 이유 때문에 북한인권 개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고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버지니아 한인회의 홍일송 회장은 해외동포들도 북한인권개선 운동에 동참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일송: 우리는 북한인권에 관해서 그 동안 너무 무지하고 무관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비록 문화행사지만 우리가 북한의 인권상황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모든 한인동포들이 적극적으로 북한인권문제에 참여함으로써 똑같은 동족이 한쪽에선 잘 먹고 잘 사는데 한쪽에선 음식이 없어 길거리에서 주워 먹고 굶어 죽는 이러한 현상들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이 행사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의 유명 영화감독인 이장호 씨도 이번 미국 영화상영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장호: 저희가 해외에서 북한인권영화 프로젝트를 하기는 워싱턴이 처음인데요. 내일은 뉴욕에 가는데. 이곳을 시작해서 북한인권과 관련해 해외에서 더욱 성원을 해주시는데. 이것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
한편 영화가 끝난 뒤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한기홍 대표가 종북주의의 실태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가졌고, 조직위원회는 워싱턴 상영회를 마친 뒤 19일 뉴욕에서도 영화상영회와 특강을 가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버지니아한인회는 21일 버지니아에 있는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열리는 아시안축제 행사장에서도 북한인권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