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홍콩 최초의 북한인권 영화제가 지난 주말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북한 인권운동이 중국 등 다른 아시아국가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홍콩의 대북인권단체 ‘탈북자관심(North Korea Defectors Concern)’이 지난 10일과 11일 개최한 첫 북한인권영화제가 성공적으로 마감됐다고 이 단체의 오웬 라우(Owen Lau) 대표가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라우 대표 : 18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는데요. 참가 신청자 중 일부 불참한 사람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이번 북한인권영화제를 관람했습니다. 대부분 젊은층이었고, 북한관광을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병든 아내와 아들을 위해 홀로 중국으로 간 남편, 엄마가 결국 세상을 떠나자 아버지를 찾아 나선 아들의 기구한 운명을 묘사한 김태균 감독의 영화 ‘크로싱’, 그리고 캐나다 한인2세 감독의 기록영화 ‘탈북자’ 등 5편의 작품이 상영됐습니다.
영화상영 후에는 한국에서 참석한 ‘크로싱’의 조감독을 맡았던 김규민 감독과 대학생 등 탈북자들이 관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탈북자 강제북송과 정치범수용소의 실태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 섭외 등 이번 영화제를 후원한 한국의 인권단체 북한전략센터의 이지혜 교육지원실장은 북한 인권 운동이 중국 등 다른 아시아국가로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혜 실장 : 이 영화제를 출발점으로 중국 인권단체들이 저희 북한전략센터와 협력해서 아시아 지역에 북한 실상을 알리고 싶어하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 같아요.
중국의 인권단체가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와 아직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관심이 적은 아시아국가로 대북 인권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입니다.
라우 대표는 이들이 북한 당국에 의한 주민의 인권 유린 참상을 자신의 친구들에게 알리고, 앞으로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인권운동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라우 대표 :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정책으로 주민들이 얼마나 가혹한 처벌을 당하는 지, 이 정책이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광을 다녀온 관객들이 평양과 개성 등 북한 당국이 허락한 일부 ‘선택받은 사람들’의 사는 모습은 일반 주민의 인권 침해 실태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이번 영화제에서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한편, 20대 초반의 한 여성 관객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탈북자가 중국까지 가면 안전한 줄 알았는데 몽골에 가서도 위험해 처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영화제를 개최한 ‘탈북자관심’은 북한 지도자의 호화로운 삶 등 북한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 갖고 있는 홍콩인들에게 북한 인권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 지난해 설립된 홍콩 최초의 북한인권단체입니다. 중국 정부가 탈북자 강제북송 정책을 즉각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하는 이 단체의 서명운동에 12일 현재 약 2천 명이 동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