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비 “유엔 인권보고서, 북에 전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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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위원회 위원장은 주민에 대한 광범위한 인권유린을 자행한 북한 지도부를 국제사법기관에 회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사위원회 최종 보고서가 하루 빨리 한국어로 번역돼 북한에도 전달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달 9개월 여의 임기를 마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마이클 커비 전 위원장은 조사위원들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사활동을 벌인 결과를 총 정리한 영문판 보고서의 한국어 번역판이 하루 속히 공식 발간되길 희망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 : 저희는 아직도 보고서의 공식 한국어 판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인을 위한 것입니다. 세계 정보통신 최강국인 한국이 의지만 있다면 보고서를 북한으로 들여보낼 방법도 있을겁니다.

커비 전 위원장은 미국 워싱턴의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와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공동 개최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권고 이행방안에 관한 토론회(Human Rights in North Korea: An Address by Michael Kirby)에서 이같이 주문했습니다.

자신과 인도네시아 검찰총장 출신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세르비아 인권운동가 소냐 비세르코 등 세명으로 구성되었던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지난달 말 스위스 제네바 제25차 유엔 인권이사회 종료 후 임기가 만료됐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는 1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보리 비공식 회의(Arria Formula)에 참석해 북한 인권유린 가해자를 국제사법재판소 등에 회부하는 것과 북한 주민이 아닌 지도부에 고통을 주는 대북제재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서 영국의 승리를 이끌어낸 윈스턴 처칠 수상이 1941년 영국의 한 학교에서 졸업생들에게 전했던 희망을 담은 축사를 인용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 : 처칠 수상이 말했죠.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요. 우리는 자유, 인권, 독립적인 사법체계 등이 있어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로서 북한의 주민의 인권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커비 전 위원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안건으로 채택할 때까지 국제사회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인권 문제를 처음으로 다루게 된다는 데 오는 17일 비공식회의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오랜 기간에 걸쳐 북한에서 자행된 충격적이고 심각한 인권유린을 담은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가 전달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와 같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에 고개를 돌리지 않고 의제로 다루길 바랍니다.

커비 전 위원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의 비공식 회의에서는 북한의 인권 문제는 핵문제 만큼이나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국제 평화와 안보의 수호자로서 의무를 다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