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14호 개천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가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수여하는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16일 북한 인권의 잔혹상을 알리고 종식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신동혁 씨에게 ‘앨리슨 데스 포지스 상(Alison Des Forges Award)’을 수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인권운동가로 르완다 학살 사건의 진상 규명에 힘쓴 앨리슨 데스 포지스의 이름을 딴 이 상은 다른 사람들의 인간적 존엄성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건 사람들의 용기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신 씨가 개인적 고통을 되새기는 아픔과 북한 당국의 보복 위험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경악스런 참상을 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단체는 유일하게 완전통제구역 14호 수용소를 탈출한 신동혁 씨가 북한 정치범수용소 철폐에 앞장서는 세계적인 인권운동가로 거듭났다고 강조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그러면서 이러한 용기있는 인권운동가들과 함께 폭력과 차별, 억압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존 시프턴(John Sifton) 아시아담당국장은 신 씨가 다음 주 유엔 총회 기간 중 열릴 북한인권을 위한 고위급 회의에서 증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프턴 아시아담당국장 : 유엔의 제이드 알 후세인(Zeid Ra'ad Al Hussein) 신임 인권최고대표와 함께 신 씨가 회의에 참석해 증언할 예정입니다.
개천수용소에서 태어난 신 씨는14살때 어머니와 형의 탈출 계획을 간수에게 알렸지만 오히려 고문을 당한 채 감옥에 갇혔고 결국 어머니와 형의 공개처형을 목격했습니다.
북한당국은 수십 년간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신 씨와 같은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에 의해 수용소의 실태가 국제사회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2005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신 씨의 이야기는 영화, 책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고 신 씨는 세계 방방곡곡을 돌며 북한의 참혹한 인권실태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인 블레인 하든 씨가 쓴 신 씨에 관한 책 ‘14호 수용소 탈출’은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기도 했습니다.
신 씨의 증언은 특히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설립에 큰 역할을 했고, 신 씨는 조사위원회의 한국 공청회 첫 증인으로 나섰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의 인권유린이 반 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며 최고층을 포함한 인권유린 책임자 처벌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신 씨는 또 지난 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회원국 대표들 앞에서 증언하는 등 북한의 인권유린 책임자 처벌과 정치범 수용소 철폐에 앞장서고 있다고 휴먼라이츠워치는 덧붙였습니다.
신 씨는 지난해에도 북한인권에 대한 그의 헌신을 인정받아 스위스 제네바의 민간단체 ‘유엔워치’로부터 ‘도덕용기상’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