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인권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전시회가 한국의 국회에서 11일 시작됐습니다. 관람객들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한국이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면서 국회의원들이 북한인권법을 하루속히 제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여의도 국회 의사당에 있는 의원회관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전시회가 이틀간 일정으로 11일 시작됐습니다.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에는 정치범 수용소 생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수용소의 비참한 생활을 보여주는 그림과 사진 등 70여 점이 전시됐습니다.
볼 일이 있어 국회에 들렀다는 남재섭 씨는 “우연히 전시회를 둘러보게 됐다”면서 “같은 민족인 북한 사람들이 처해 있는 상상하기 힘든 현실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합니다.
남재섭:
그들의 삶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무관심했고, 그 무관심 때문에 저런 정치범 수용소가 계속 유지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저희가 관심만 좀 가졌더라도 저것은 쉽게 없어질 수 있었는데, 우리의 무관심의 결과로 저들이 죽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날 전시회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20명과 북한정의연대, 북한민주화네트워크, 그리고 한동대학교의 북한인권학회인 세이지(SAGE)가 공동 주최했습니다.
목표는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겁니다.
북한정의연대의 정 베드로 대표는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직접 볼 수 있도록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습니다.
전시회를 둘러보던 서울 주민 김정필 씨도 “미국과 일본의 의회도 통과시킨 북한 인권법을 왜 한국의 국회만 처리하지 않고 있는지 답답하다”고 말합니다.
김정필:
이렇게 비참한 상황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지고 그분들에게 진정한 인권을 찾아주자는 건데, 이걸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고 말이죠. 정말 대한민국이, 국회가 각성해야 하고요. 정말 안타까워요. 안타깝습니다.
북한인권법안은 지난해 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지만,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입니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발효되면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북한인권법을 제정한 세 번째 나라가 됩니다. 미국은 2004년, 일본은 2006년에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한국 국회가 제정하려는 북한인권법의 골자는 북한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기구를 정부 내에 설치하고 북한인권을 위한 민간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