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첫 대규모 북한인권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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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인권에 대한 동남아시아국가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인도네시아 최초의 대규모 북한인권 회의가 9일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립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인권단체 ‘북한인권시민연합’ 대표단은 오는 9일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북한 인권을 고발하는 대규모 회의(North Korea: Modern Outpost of Slavery)를 열 계획입니다.

이 단체의 요안나 호사냑(Joanna Hosaniak) 국제협력캠페인 팀장(head of International Campagin and Cooperation)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이 없고 잘 모르기 때문에 우선 전반적인 인권 실태를 알리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호사냑 팀장: 인도네시아에서는 북한 인권과 관련한 첫 대규모 행사입니다. 현지 유력 언론매체와 정치인, 비정부기구 관계자가 50여 명에서 80여 명 정도 참석할 것입니다. 현대판 노예 제도의 현장인 정치범 수용소는 물론 북한 인권 문제 전반에 걸쳐 고발할 계획입니다.

호사냑 팀장은28년 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인 북창관리소에 갇혀 있다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김혜숙 씨가 폭력과 기아, 공개처형 등 정치범 수용소에 만연한 처참한 인권 탄압의 현실을 알리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호사냑 팀장은 2010년 10월부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 활동해온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인도네시아 검찰총장이 북한에 직접 들어가 인권 실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호사냑 팀장은 과거 10여 년 간 유엔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전혀 성과가 없었다면서 인도네시아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찬반투표에서 기권표를 행사한 것은 독재국가에서 민주국가로 거듭난 나라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호사냑 팀장: 아세안 국가들은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는 데 몇 년 전부터는 이 회의에서 인권문제도 다루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버마의 인권 문제를 개선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죠. 남북한 동시 수교국인 인도네시아가 북한과 경제나 안보 문제만 논의하지 말고 인권 대화를 통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을 개선하는 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북한과 마찬가지로 독재국가였지만 최근 민주국가로 성장한 인도네시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참혹한 인권 침해를 당하는 북한 주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는 지난봄 핵 프로그램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심화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인도네시아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Susilo Bambang Yudhoyono) 대통령이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오는 9일 자카르타에서 열릴 북한인권회의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브라질의 코넥타스(Conectas Direitos Humanos), 태국의 아시아태평양난민권리네트워크(Asia Pacific Refugee Rights Network:APRRN) 등이 공동으로 참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