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북 인권 토론회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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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의 북한인권 합동방문단이 인도네시아 인권단체 연합체인 휴먼라이츠워킹그룹과 공동으로 21일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북한인권 회의가 성황리에 마감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8개 북한인권단체, 탈북자, 북한전문매체 관계자 11명으로 구성된 ‘북한인권 합동방문단’이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북한인권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방문단의 일원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이영환 자문위원은 회의에 참석한 100여 명의 청중이 탈북자의 증언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영환 자문위원 : 저희가 이번 행사에서 북한인권 참상 관련 영상을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해서 보여주고 다섯명의 탈북자가 자신들이 어떻게 수감되고 탈북했는지 직접 겪은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했더니 (인도네시아 청중들이) 그동안 인도네시아 언론에서 보여준 북한의 선전하는 모습에 속았구나 느끼고 같이 분개해주기도 했구요.

이 회의에서는 합동방문단에 포함되었던 국제펜망명북한작가센터 도명학 사무국장과 북한전략센터 최윤철 사무국장, 나우(NAUH) 지성호 대표 등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남북한과 균형외교를 고수해 온 인도네시아에서는 북한의 인권실태가 정확히 보도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예술과 언론 통제 실태, 식량권과 이동의 자유 억압실태, 북한주민의 의식 변화 등에 관한 증언에 청중들이 적지 않게 놀랐다고 이 자문위원은 설명했습니다.

이 자문위원 : 인도네시아는 지난 10여년 간 한번도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에 찬성 투표를 하지 않은 정말 극소수의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느끼기에도 이것은 국제사회가 우리(인도네시아)를 바라볼 때 인권문제에 대해 선택적이고 도덕적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부끄러운 측면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되었구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인권유린 책임자 처벌을 권고하는 등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개선의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남아시아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는 인도네시아가 더 이상 북한을 무조건 두둔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이 자문위원은 말했습니다. 북핵· 안보 문제에만 관심을 가져온 인도네시아인들이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는 것입니다. 이 자문위원은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인들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다시 정책수립을 하는 관계자와 함께 북한인권을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하자고 제안한 것은 또 하나의 성과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최근 개혁성향의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자에게 친서를 보내 취임 후 방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립민주주의연구소(NDI)는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와 열린북한방송, 자유조선방송 등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는 북한전문매체, 한국 내 탈북자와 대북인권단체들이 국제연대를 통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난 18일부터 5일에 걸친 인도네시아 연수를 지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