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납북자 가족, 정국 혼란에 우려 목소리

0:00 / 0:00

MC:

집권 민주당이 11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정국 혼란으로 납치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날 것을 크게 염려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11일 치러진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이 참패했습니다.

임기 6년의 참의원의원을 3년마다 절반씩 뽑는 11일 선거에서 민주당은 소비세 즉 부가가치세 인상문제로 개선 전 의석에서 10석을 밑도는 44석을 획득하는데 그쳤습니다.

반면 작년 여름에 치러진 중의원 총선거에서 야당으로 전락한 자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13석이 늘어난 51석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국민 신당은 한 의석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이로서 민주당과 국민신당 연립정권의 참의원 의석은 과반수 (122)를 약간 밑도는 109석으로 줄어들어 각종 법안 통과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간 나오토 총리는 참의원 선거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을 그대로 유지할 뜻을 표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앞으로 간 총리에 대한 사임 압력이 민주당 내부에서 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간 나오토 총리는 오는 9월에 열리는 민주당 대표선거에서 민주당 대표직과 함께 총리직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의 한 관계자는 “최근 4년간 일본의 총리가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하토야마 유키오 식으로 4명이나 바뀐데다가 간 총리마저 불과 4개월 만에 총리직을 내놓게 된다면 누가 납치문제를 해결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북한과 교섭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정국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하토야마 정권 때 확대 개편된 납치문제 대책본부의 활동이 정권 교대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자민당이 다음 중의원 총선거에서 승리해 정권에 복귀하지 않는 한 납치문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납치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히라누마 다케오 중의원 의원은 올 봄 ‘다치아가레(일어서라) 일본’ 당을 결성해서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한 개 의석을 건졌습니다. 히라누마 대표는 참의원 선거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민당과 제휴해 납치문제의 진전을 꾀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비록 미국의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 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하원에 해당하는 중의원에서는 현재 절대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어 정국 운영의 주도권은 여전히 민주당의 손에 놓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