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새총리, 납북자 가족과 첫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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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납치 문제 해결에 전력을 경주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갑작스런 사임에 따라 지난 4일 후임 총리로 선출된 간 나오토 총리는 10일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납치 가족모임의 대표 5명을 총리 관저로 불러 회담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납치 가족 모임의 이즈카 시게오 회장은 간 총리에게 납치문제의 전면 해결을 촉구하는 요망서를 제출하면서 “재작년 8월 이후 중단된 북일 교섭을 재개해서 납치 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인 존재인 요코다 메구미의 모친 사키에 씨는 “일본 정부는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해 왔고 주장하지만 납치 피해자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 정부의 노력이 아직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정부가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납치 피해자 이치가와 슈이치의 형 겐이치 씨는 “올해 95살이 된 아버님은 이제 돌아가실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간 총리가 우리 가족들의 외침을 진지하게 받아 들여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간 총리는 “납치 피해자 가족 여러분들의 고통과 슬픔, 분노를 생각하면 정말 미안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하면서 “나를 비롯해 관계 각료가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일본의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은 간 총리와 면담에 앞서 총리 관저 주변에서 6년만에 가두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날 가두 시위에는 약 500명의 지원자가 참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북한 당국은 납치 피해자 전원을 즉시 돌려 달라”고 외치면서 약 한시간 동안 총리 관저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그러나 간 나오토 내각이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할 수 있는 카드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 국제 사회의 관심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 천안함 사태이지 일본인 납치 문제는 아니라는 얘깁니다.

따라서 간 내각도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공식, 비공식을 가리지 않고 북한과 다각적인 접촉을 시도하겠지만, 하토야마 정권 때처럼 북한 당국으로부터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일본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