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재일교포 조총련 상대 소송 30일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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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한 재일교포 여성이 9만 여명의 재일교포를 허위 선전으로 설득해 북한에 보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허위선전과 북한의 인권유린 실상을 고발하고 나섰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탈북 재일교포 고정미 씨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50여년 전부터 북한을 ‘지상천국’이라고 선전하며 재일 한국인을 북한으로 끌어들인 조총련의 행위가 “집단납치”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녀는 재일 교포로서는 최초로 2008년 6월 조총련을 상대로 위자료 등 약 1천만 엔(11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고, 오는 11월 30일 오사카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는 날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송 제기후 1년 5개월, 고정미씨는 북한이 ‘귀국사업’이라고 주장하는 재일교포 북송사업의 실상을 낱낱이 고발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정미 씨: 일본에서는 지금 관심이 모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 있는 조총련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 너무도 모르고 계신데 제가 이 소송을 통해서 북한에서의 실상과 조총련에 대해 밝히니까 ‘조총련이 그런 단체구나’하고 관심을 가져주시니 저로서는 감사하죠.

고정미 씨는 조총련은 마치 ‘일본속의 작은 북한’과도 같다면서, 심한 차별과 감시를 받던 북한을 탈피했지만 늘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조총련을 고발한 이유는 1959년부터 1984년까지 재일교포 가족 9만 3천여 명이 조총련의 거짓 선전에 속아 북한으로 갔지만 일본인은 조총련과 그 만행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평범한 민간단체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재판에서의 승소 여부나 손해 배상금에는 관심이 없고 조총련의 ‘귀국사업’이 얼마나 큰 범죄이자 유괴사건인지를 고발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정미 씨는 북송선을 타고 일본에서 북한으로 간 재일교포 9만 3천 여명중 대부분이 북한 당국의 심한 차별과 감시 속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를 빼앗긴 채 고통의 나날을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정미 씨는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배에서 내리지 않고 일본에 가고 싶다고 말한 당시 10살이던 자신의 오빠를 정신병자라서 치료해야 한다며 당국에서 어디론가 데리고 가 소식이 끊겼다고 전했습니다. 조총련 간부이던 그녀의 아버지가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5년이 지나서야 겨우 찾아간 오빠는 마치 짐승처럼 산속의 시멘트벽과 철창으로 된 곳에 갇혀 있었다고 그녀는 울먹였습니다.


고정미 씨: 5월에 잊혀지지 않는 8살때 기억은요. 머리는 사자처럼 길고 얼굴은 시꺼멓게 되어 몇 십명 사람속에 오빠가 동물처럼 있었어요. 무서워서 엄마 뒤에 숨어 있었어요. 인간동물원에 간 기억이 어릴 때 제일 처음 생각나는 기억이에요. 커서 알았지만 정치범 수용소였죠. 부모님들한테는 정신병 환자를 돌보는 49호 병원에서 치료해준다고 했다는데 말이죠.

고정미 씨는 일본에서 민족적 차별을 받는다며 ‘지상낙원’ 북한에 ‘귀국’하라고 선전하던 조총련의 말과는 반대로 인민학교와 고등중학교를 다니면서 동료 학생에게 ‘째포(Japo)’ 또는 ‘쪽발이’라고 따돌림을 당하고 옷까지 찢겨 공동화장실에 숨어 있다 밤이 되어 빈 집에 돌아간 적도 있다고 회고했습니다. 조총련 간부로 다른 사람을 생지옥으로 데리고 가는 주동적 역할을 해 늘 마음속의 빚을 지고 살았던 그녀의 아버지는 끝까지 노동당 입당을 거절하다 1976년 반동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고 손발이 뭉그러져 6개월 만에 가까스로 집에 돌아왔다고 밝혔습니다.

고씨는 아버지가 조총련 내막을 자세히 알아 증언자가 될 수 있었는데 숨졌다면서 5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재판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을까 염려하고 있다면서 최고 재판소, 국제 재판소에까지도 몇 년이 걸리든지 조총련의 만행을 세상에 알릴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고정미 씨: 저는 아버지가 늘 조총련 단체가 얼마나 무섭고 악마같은 단체인지 매일 후회하는 아버지 모습을 봐서 정말 잘 알아요. 그래서 인간 사회에 절대 이런 일이 또 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어 소송을 했구요.

고 씨는 일본에서 아직도 조총련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서 170여명의 탈북 재일교포 중 용기있게 조총련과 북한의 실체에 대해 증언하는 사람이 없지만, 자신은 북한에 남아있는 북송 동포들을 생각하면 거짓 선전으로 그들을 생지옥같은 북한에 보낸 조총련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