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착 탈북난민100호 첫 회견

미국에 100번째로 정착한 탈북자 조전명(가명) 씨.
미국에 100번째로 정착한 탈북자 조전명(가명) 씨. (사진제공-정베드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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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난민 지위를 받고 미국에 입국한 100번째 탈북자 조전명(가명) 씨는 현재 미국 동남부의 한 도시에서 영어와 컴퓨터 교육을 받으며 새 삶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조 씨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주민의인권 개선과 북한 복음화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러시아 벌목공 출신으로 지난 9월 8일 모스크바를 떠나 뉴욕에 도착한 조전명 씨는 난민지위를 받고 미국에 정착한 100번째 탈북난민이 되었습니다. 한 달 여를 언론과 접촉하지 않고 지내온 조 씨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서 교육받은 것과 달리 미국 사람들이 따뜻하고 친절해 고향에 온 것처럼 편안하다고 밝혔습니다

조 씨

: 너무 자유롭고, 꿈같고, 환상적이에요, 정말. 그래서 목숨은 버릴지언정 자유는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러시아에서 벌목공으로 일하던 조 씨는 북한에서 교육받은 것과 달리 미국은 좋은 나라고, 사람들이 따뜻하고 신앙의 자유가 확실히 보장된 나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미국을 직접 경험하고 북한 사람들에게 바로 알리고 싶어 미국에 왔다고 밝혔습니다.

조 씨

: 이러한 사실들을 북한 사람이 바로 알았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됐죠. 미국에 처음 오니까 일반 평민들이 사는 주택이나 건물이 북한에서는 중앙당 고위 간부들이나 살 수 있는 그런 곳인데 여기에서는 다민족의 평범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거예요.

조 씨는 현재 미국 동남부 지역의 한 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위해 정착지원단체가 제공하는 영어와 컴퓨터 교육 등 무료직업교육을 1주일에 5일씩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탄, 버마,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30~40명의 난민과 어울려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조 씨

: 북한에서는 국가에서 지정해주는 대로 직업을 가져야 하지만, 여기 미국에서는 자신의 능력과 기술에 맞게 원하는대로 직업을 갖고 보수도 능력에 맞게 준다고 정착지원단체로부터 들었습니다. 넉달안에 직업을 갖게 되면 월 250 달러의 추가 격려금도 주는 매칭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어요.

정착지원단체는 조 씨에게 은행이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교육도 하고 주거와 식비, 교통비 등 일체의 지원을 하고 일주일에 40 달러의 현금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체는 무엇보다도 그가 자립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을 하고 직장도 알선해 줍니다.


조 씨

: 불편한 점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 정신이 없는것 같아요. 영어공부를 하느라고, 시간이 얼마나 빨리가는지, 시간이 너무 아까와요. 하지만, 고향에 온 것 같습니다. 자유롭고…

조 씨는 집에 돌아와서도 컴퓨터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곧 북한 공민증과 같은 사회보장카드를 받고, 내년 8월이면 미국에 영구 거주할 수 있는 영주권도 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출신성분이 평생 따라다니는 북한에서 많은 사람들이 삶의 목적과 희망이 없이 살고 있다고 말하고 달리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미국에서의 미래에 대해 기대감이 크고, 또 미국에서의 생활이 안정되는 대로 신학 대학에서 공부해 북한 인권 개선과 복음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러시아에서 기독교인이 된 조 씨는 지난 1월 동료 기독교인이 북송되면서 위기감을 느껴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 북한정의연대의 도움으로 지난 3월 블라디보스톡 주재 한국영사관에 진입했습니다. 그 후 미국행을 원해 유엔난민기구에서 난민 인정을 받고 지난 9월 8일 마침내 미국 뉴욕을 거쳐 현재 미국 동남부의 한 도시에 정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