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를 다루게 될 '특별조사위원회'까지 발족시켰지만 실제적인 조사사업은 적당히 끝내버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납치 일본인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의 조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충 보름정도 하고 끝냈다, 앞으로도 더 이상의 조사는 없을 것 같다” 북한 당국의 일본인 납치 피해자 특별조사에 대해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은 이렇게 전해왔습니다.
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도당 조직부 부원들과 각 동사무소 소장들이 인민반장들을 통해 귀국자들의 생활형편을 알아보았을 뿐 특별히 귀국자들을 부르거나 직접 만나서 조사한 일은 없었다”고 북한 당국의 허술한 조사 실태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조사도 7월 10일부터 25일까지 보름동안만 진행됐을 뿐 그 이후로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며 당국의 성의 없는 조사에 귀국자 출신 주민들은 ‘이미 짐작했던 일 아닌가?’라며 쓴 웃음을 짓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더욱이 ‘국가보위부’나 ‘인민보안부’와 같은 사법기관들은 일본인 조사문제에 일체 간섭을 하지 않았고 대신 각 도당 조직지도부와 지역 동사무소가 인민반장들을 통해 형식적으로 조사를 벌리(벌이)는 데 그쳤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인민반장들을 동원해 실태조사를 하는 동안 북한당국은 생활이 어려운 귀국자 출신 주민들에게는 식량을 긴급하게 지원해 주는 등 일정한 관심은 보였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8일, “이번 조사는 순수 귀국자들과 일본인 출신 귀국자들을 엄격히 구분해 진행됐다”며 “일반 귀국자들은 만나지 않았지만 일본인 출신 귀국자들은 당 간부들이 일일이 가정들을 방문해 돌아보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양강도당의 한 간부가 송영희 씨의 가족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그의 일본인 남편에게 ‘고국으로 돌아갈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송영희 씨는 양강도 혜산시에 거주하는 귀국자 출신으로 북한에서 손꼽히는 옷 설계사(디자이너)라고 그는 밝혔습니다.
그런가하면 귀국자 남편을 따라 북한에 온 일본인 아내들 중에서 나이가 많아 치매에 걸린 여성들은 일본으로 돌려보낸다는 이야기가 귀국자들 속에서 돌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오래전부터 중앙당 조직지도부 11과에서 일본인들과 귀국자들의 실태를 철저히 관리해왔던 만큼 이번에 따로 조사 할 내용은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일본인 문제와 관련해 별다른 조사를 할 것 같지 않다”고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