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배 씨 억류 문제 장기화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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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6개월 째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문제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은 10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케네스 배 씨에 대한 새로운 상황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미국은 그를 석방할 것을 북한 측에 촉구한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 북한의 최고재판소가 '적대행위' 혐의로 배 씨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북한 당국이 그를 사면하고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합니다.

앞서 지난 9일 북한 최고재판소 대변인은 배 씨가 ‘국가전복음모죄’를 모두 인정했고 그의 범죄는 증거물과 증인들에 의해 명백히 입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앞서 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사법체계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으로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10일 국무부 관리와 벤트렐 부대변인은 배 씨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무부 관리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배 씨 사안과 이와 관련한 국무부의 입장에 앞으로 오랫동안(for a long time) 별 변화나 진전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해 배 씨 문제가 장기화 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일부 북한 전문가들도 북한 당국이 과거와 달리 미국 시민권자인 배 씨를 수용소로 보내 실제 노동교화형을 집행할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국무부의 벤트렐 부대변인도 오는 8월 다시 북한을 방문해 배 씨 석방에 힘쓰겠다고 밝힌 미국의 전직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계획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미국 시민 개인의 사적인 북한 방문에 대해서는 언급할 게 없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또 배 씨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가 중국 측에 도움을 요청했냐는 질문에도 “그런 일은 알지 못한다”면서 국무부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음주 한중일 3국 순방에 나설 계획이라는 동떨어진 말만 덧붙였습니다.

한편 앞서 지난 2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독대하면서 친분을 과시했던 로드먼 선수는 10일 미국 인터넷 매체 'TMZ'에 출연해 배 씨 석방을 위해 오는 8월 1일 북한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