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수감한 북한 ‘특별교화소’는?

앵커: 북한이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가 '특별교화소'에 입소해 교화생활을 시작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밝힌 '특별 교화소'는 어떤 곳인지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미국 공민 배준호가 5월 14일부터 특별교화소에 입소돼 교화생활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발표는 지난 4월 30일 북한 최고재판소가 배준호 씨에게 반공화국 적대범죄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언도한 이후 취한 후속 조치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언급한 특별교화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있는 가운데 북한을 경험한 탈북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미국북한인권위원회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현아 씨는 "배준호 씨가 현재 미국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외부와 단절된 격리시설에 수감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북한이 주장하는 특별감옥의 존재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2009년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던 남한의 현대아산 직원 유성준 씨도 구류시설이 아닌 개성시의 한 여관시설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풀려났다"면서 "그때를 전후하여 여러 미국인들도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났지만, 특별교화소나, 특별감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북한이 배씨의 근황을 언론을 통해 연일 보도하는 것도 미국과의 협상을 노린 의도로 풀이된다"면서 "정작 미국이 배 씨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북한으로서도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이라고 단정했습니다.

평양에서 10년간 군사복무를 한 경험이 있는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조전명 씨도 미국 공민 케네스 배씨가 특별교화소에 수감됐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낮게 점쳤습니다.

조전명 씨:
특별교화소라는 게 따로 있겠어요? 이분은 미국인이니까, 북한사람들을 대하는 감옥이나 교화소보다는 특별히 따로 세계여론도 있고 하니까, 구별해서 감금상태 정도로 취급하겠지요.

그는 "북한이 현재 케네스 배씨에게 간첩죄를 씌웠다고 해도 노리는 정치적 목적이 있기 때문에 강제노동과 같은 신체적 박해를 가할 가능성도 적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을 수감하는 특별시설에서 체제선전에 관한 책자나 가벼운 활동 등은 허용하겠지만, 일반 북한주민에게 가하는 엄격한 규율과 교정, 고문과 같은 처벌은 가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조 씨는 "북한이 인권탄압국이라는 국제적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에 케네스 배씨를 일반 북한 주민들이 감금된 일반 교화소에서 같이 지내게 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외국인을 전문 수용하는 특별 교화소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평안남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평안남도 평성시에 외국인들을 수용하는 특별 교화소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보안부에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안전보위부에서 특별히 관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북한에 입국하는 외국인이 워낙 적기 때문에 특별교화소 규모도 크지 않다"면서 "수감 시설이나 외부접촉 편의도 외국의 수준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이 배씨를 이곳에 수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