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와 두 달째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자국민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 내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표하는 스웨덴 측이 배 씨를 마지막으로 면담한 것은 지난 8월 9일이었고 그것이 배 씨가 억류된 이후 7번째 만남이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Representatives of the Embassy of Sweden in Pyongyang have met with Bae seven times since his detention, most recently on August 9.)
국무부 측은 배 씨의 건강 상태를 계속 우려하고 있으며 북한 내 스웨덴 외교관이 정기적으로 배 씨에 대한 영사접근(consular access)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외에 있는 자국민의 안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국무부 측은 스웨덴 측이 지난 8월 이후 몇 번이나 배 씨에 대한 영사접근을 시도했는지 또 북한 당국이 스웨덴 측의 영사접근 요구를 거부한 적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 8월 초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옮겨진 배 씨가 현재 계속 입원 중인지 아니면 지난 5월 중순부터 수감 생활을 하던 ‘특별교화소’로 다시 이송됐는지도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배 씨 석방을 위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인도적 차원의 배 씨 석방 문제를 정치적 흥정 수단으로 생각하는 북한 측에 더 큰 잘못이 있지만 지난해 11월 초부터 1년 가까이 북한에 억류된 배 씨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국무부 측도 책임 소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의 말입니다.
수잔 숄티 대표: 미국 정부는 미국인이 북한에 그런 식으로 잡혀 있도록 결코 용인해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합니다.
숄티 대표는 또 미국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배 씨 석방을 촉구하는 미국 내 여론이 더 광범위하게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1일 개정한 북한 여행경고(travel warning)에서 북한 당국은 스웨덴 측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에 대해 영사접근을 신청하면 이틀 이내에 이를 허용하도록 미국 측과 합의했지만 일상적으로 이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무부 측은 이런 내용이 배 씨 사례에 적용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하진 않았지만 스웨덴 측이 배 씨가 억류된 11개월 동안 7번 밖에 배 씨를 면담하지 못한 것은 북한 당국이 스웨덴 측의 영사접근 요청을 제대로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8월 30일 북한을 방문해 배 씨 석방을 이끌어낼 계획이었지만 출발 직전 북한 당국이 갑자기 초청을 철회해 계획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