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 2년 째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가족이 지난 8월 이후 배 씨와 직접 통화를 하거나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케네스 배 씨의 여동생 테리 정 씨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오빠로부터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연락을 받은 것은 지난 8월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케네스 배 씨로부터 지난 8월 10일 전화를 받은 이후 가족들이 직접적으로 그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테리 정 씨는 그러면서 당시 전화통화에서 배 씨가 지병 치료를 위해 머물던 병원에서 다시 노동교화소로 보내진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케네스 배 씨가 당시 미국 정부의 도움을 재차 호소했다며, 억류된 2년 여 동안 전화통화를 한 것은 모두 4번에 불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테리 정 씨는 매주 미국 국무부와 접촉하고 있고 국무부가 케네스 배 씨의 석방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불행히도 진전이 없었다며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정 씨는 지난 21일 케네스 배 씨와 함께 북한에 억류되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가 석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성명을 통해 배 씨도 파울 씨처럼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밝혔습니다. 파울 씨의 석방 소식을 들은 배 씨의 가족들은 성명에서 북한이 하루 속히 케네스 배 씨를 석방해 주길 호소했습니다. 배 씨가 자신이 북한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북한 지도부가 배 씨를 사면해 배 씨의 가족은 물론 전 세계에 호의를 보여주길 희망한다는 것입니다.
파울 씨는 억류된 지 6개월 여 만에 풀려났지만, 배 씨는 2012년 11월 3일 체포돼 2년 가까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케네스 배 씨의 여동생 테리 정 씨와 시애틀의 한 교회에 같이 다니는 인연으로 배 씨의 석방 운동을 돕고 있는 데릭 시바(Derek Sciba) 씨도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당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배 씨를 돌려 보내주길 희망했습니다.
시바 씨 : 오는 11월 3일이면 배 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2년입니다. 배 씨가 죄를 인정하고 법에 따라 15년 노동교화형을 받고 심장병, 당뇨병 등 지병에도 불구하고 온종일 육체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인도적 차원에서 그를 사면해주길 바랍니다.
그는 케네스 배 씨가 억류된 기간에 북한이 억류했던 외국인 여러 명을 돌려보낸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호소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거의 매일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들과 영사 접근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스웨덴 측이 지난 8월 11일 노동교화소에서 배 씨를 만난 것이 마지막으로 그 동안 단지 12번 면담이 허락됐다고 전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매튜 토드 밀러 씨와는 지난 5월 9일과 6월 21일 단지 두 번 면담했고 그의 재판에 스웨덴 대사관 측의 참관이 허용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