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북한에 1년 넘게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 가족을 직접 만났습니다. 국무부 측은 북한 당국이 배 씨를 사면하고 즉각 석방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케리 장관이 28일 케네스 배 씨 가족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미국 정부는 케네스 배 석방을 위한 배 씨 가족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배 씨를 사면하고 그를 즉각 석방하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배 씨가 지난해 4월 30일 북한 당국으로부터 기소당한 행위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배 씨 가족들도 그를 대신해 공개사과한 점을 거듭 지적했습니다. (Kenneth Bae has apologized publicly for actions that led to his April 30, 2013 conviction. Mr. Bae's family has also apologized publicly on behalf of Kenneth Bae.)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배 씨가 북한의 사법 체계를 인정하고 자신의 죄를 자인한 만큼 북한 당국이 배 씨를 사면하고 석방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측면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중일 3국 순방에 나서고 있는 국무부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28일 중국 베이징을 떠나 서울로 향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배 씨가 북한의 사법 절차에 따라 이미 기소돼 형을 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 북한은 배 씨 사건과 관련해 원하는 의사 표시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당국이 그를 체포해 감금하고, 재판을 거쳐 기소했기 때문에 북한 측이 배 씨 사건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이미 다 했다는 것이 데이비스 대표의 설명입니다. (The North has, of course, arrested him, they've incarcerated him, tried him, convicted him, so North Korea, I think, has, made its point about Kenneth Bae.)
지난 26일 워싱턴에 도착한 케네스 배 씨의 모친 배명희 씨와 여동생 테리 정 씨는 케리 장관 외에도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제니스 제이콥스(Janice Jacobs) 영사담당 차관보 등 국무부 관리들과 면담했습니다.
한편 킹 특사는 지난 주말 뉴욕 유엔 본부에 주재하는 북한의 장일훈 차석대사와 비공개로 만나 배 씨 석방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28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킹 특사의 이 같은 방북 의사에 대해 북한 측은 즉답을 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킹 특사는 지난해 8월 배 씨의 석방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북할 예정이었지만 북한 측이 갑자기 초청을 취소해 무산됐던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