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보위부가 탈북자 고현철씨를 '고아 납치범'으로 유인 체포한 뒤, 중국 동북지방에 파견했던 해외 반탐 인력을 일부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중 사정에 밝은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지난 5월 중순 신의주 인근 압록강 변에서 탈북자 고현철씨가 체포된 다음, 중국 동북지방에서 활동하던 북한 보위부 해외 반탐조 일부가 복귀했다”고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보위부 해외 반탐조는 지난 4월 13명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귀순한 후 증파됐던 인력으로, 그들의 임무는 중국 동북지방에서 반북 활동을 하는 한국인이나 탈북자, 조선족 관계자들을 납치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보위부는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중국 절강성 녕파(저장성 닝보)에서 한국으로 집단 귀순한 후 체포조 수백 명을 파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잇따른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에 격노해 한국인을 상대로 한 보복테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질책을 받은 보위부와 대남부서 요원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한국인과 탈북자 체포에 혈안이 되어있었다”면서 “그 와중에 여러 명의 한국국적 탈북자들이 납치되었고, 길림성 장백현 장백교회 한충렬 목사도 살해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보위부가 고현철씨를 체포하고 일단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고, 일부 반탐 인력을 철수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7월 15일 평양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남한) 국가정보원의 지시를 받고 밀입북한 탈북자 고현철(53)이 북한 고아 2명을 납치해 남한으로 데려가려다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고 씨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정부기관을 고아 납치범으로 몰고, 그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고현철 체포 사건도 보위부의 주도 세밀한 작품으로 알려졌다”면서 “고씨가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을 ‘고아 납치범’이라고 실토한 것도 북한의 압력에 따른 진술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심양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국인 이 씨도 “5~6월만해도 심양시에 북한 요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 모습이 뜸해졌다”면서 “아무리 보위부라도 중국 와서 먹고 자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장기간 체류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 당국도 북한 정보요원들이 자국 내에서 활개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며 “또 자기 나라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원치 않기 때문에 장기 체류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