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최근 압록강을 건너 중국 땅을 밟았던 북한 남성이 총에 맞아 숨졌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이후 국경지역에서는 탈북자의 시체가 종종 목격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월 25일. 양강도 혜산시와 마주한 중국 창바이(장백)현 압록강 가에서 북한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체가 발견됐습니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던 탈북난민인권연합의 김용화 회장은 압록강을 건넜던 40대의 북한 남성이 북한 경비대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한국 언론에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북한당국이 탈북자 사살명령을 내렸다는 애기는 많았지만, 실제로 북한군이 쏜 총에 탈북자가 숨진 사건이 포착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이후 탈북자 단속을 강화한 결과, 국경지역에서는 탈북자로 추정되는 시체들이 종종 발견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중순, 혜산세관 앞 압록강 가운데서도 탈북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체가 발견됐습니다.
당시 이 시체를 발견한 미국의 북한인권단체인 ‘318파트너스’ 관계자의 말입니다.
“그 혜산 시내 한 가운데 앞이에요. 혜산 세관 바로 앞입니다. 보니까 물에 떠내려 오다가 죽은 것 같은데 탈북자가 건너오다가 총에 맞아 숨진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번에 북한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시체가 발견된 것도 혜산과 창바이 사이의 압록강 입니다.
혜산시가 고향인 탈북자들은 과거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국경지역에서 총을 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2007년에 북한을 떠나온 한 탈북자의 말입니다.
“2007년만 해도 탈북자가 압록강을 절반 건너갔어도 국경경비대가 서라, 서라 하다가도 총을 못 쐈거든요…”
하지만,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이후 탈북자 단속이 강화된 결과 도강비용이 오르는 등 살벌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국경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돕고 있는 한 중국인은 “2007년에 북한 군인들에게 중국 돈 2천 위안을 주면 탈북자 한명을 넘겼는데, 지금은 2만 위안 이상, 즉 미화 4천 달러 가량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은 2009년부터 탈북자를 신고하는 국경경비대원들에게 노동당에 입당시키고 대학에 보내는 등 파격적인 포상도 해주었습니다.
이처럼 탈북자 도강을 막기 위해 국경군인들에게 대우를 잘해주는 등 고육책을 써봤지만, 그래도 탈북이 근절되지 않자, 이번엔 사살명령까지 내렸다는 분석입니다.
혜산이 고향인 또 다른 탈북자는 “북한 국경경비대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순찰대들은 중국 쪽에 참호를 파고 매복했다가 강을 건너오는 탈북자들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해 중국이 탈북자 단속에 협조하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