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 임금 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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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해마다 많은 인력을 해외로 송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상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참혹한 인권 실태를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식당 현장음)

중국 길림성 연길시에 있는 한 북한 식당. 손님들이 북한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저녁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북한 음식과 공연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한국 관광객들과 무역 일꾼들이 자주 찾는 편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요리사들과 종업원들은 모두 본국에서 당성과 신분이 좋아 선발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파김치가 될 정도로 몸을 혹사당하며 일합니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본국에서 하던 조직생활이 해외에서도 계속 된다는 겁니다. 또 해외에서 일하는 3년 내내 식당 밖을 나서지 못합니다.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주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한 북한 당국의 엄격한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식당의 해외 진출은 현재도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 밖에 건설업과 임업, 봉제업 분야에서도 해외 노동자 파견은 활발합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광진 선임연구원입니다.

김광진:

해외 건설에 인력을 파견하는 기관들은 무역성 대외건설사업국, 수도건설총국, 중앙당 8국, 인민보안부 7총국 8총국 등이 대표적입니다.

현재 해외에 파견된 북한 인력은 2만 명에서 최대 3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주로 중국, 러시아, 중동 등지에 송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단순 노동자들입니다.

지난 1996년 11월부터 97년 3월까지 쿠웨이트에서 3년 간 근무했던 탈북자 림일 씨도 이 중 한 사람입니다. 당시 림 씨는 대외경제위원회 소속의 대외건설기업소 일꾼이었습니다. 노동 시간은 국제 기준인 8시간을 훨씬 뛰어넘는 12시간 씩 일을 했고 심지어 휴일에도 근무할 때가 빈번 했습니다. 문제는 일하는 대가로 번 돈을 노동자가 아닌, 국가가 거의 가져간다는 겁니다. 노동자가 가져가는 몫도 충성의 자금, 혁명자금 등의 명목으로 당과 국가에 절반 정도 바쳐야 합니다.


림 일:

당 비서들은 강연에서 이런 말을 말합니다. 조국에서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 메고 고난의 행군을 하는데, 당신들은 장군님의 배려로 하루 세끼 쌀밥을 먹는 것은 영광이 아닌가. 여기에다 대놓고 월급 달라고 말 못합니다. 남한 사람들은 그건 그거고 월급은 줘야 한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북한 사람들은 그런 말 못합니다.

해외에 나와 생활해도 북한 노동자들은 철창속의 감옥과 다름이 없습니다.

전 북한-체코 신발합작회사 사장 김태산 씨는 북한 노동자들이 외국 땅에서 겪는 수모와 냉대는 노예생활을 연상케 할 정도라 말합니다.

김태산:

노예는 먹이고 입혀주는 대가로 돈 안 받고 일을 합니다. 노예가 아니라면 일을 시키고 응당 인건비를 줘야 하는 겁니다.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삶이 이런데도 본국에서는 무려 수백 대의 일의 경쟁력을 보일 정도로 밖으로 나가려고 노력합니다. 그 이유는 이런 참혹한 고통 속에서도 본국에서의 삶보다 그래도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해외에 나가면 굶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해외 생활을 마치고 귀국할 때 외화현금은 손에 많이 쥐지 못하지만, 생계에 필요한 물품들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이들의 눈을 해외로 돌리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을 위한 외화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해외 인력 파견.

국제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가 않습니다.

오늘도 인권 운동가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해외의 북한 노동자들을 위한 인권 향상을 촉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