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최근 영국의 BBC방송, 오스트랄리아의 ABC방송 등은 연일 북한의 해외 노동력 수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오스트랄리아의 ABC방송은 북한이 약 9만 명의 노동자를 해외로 수출해 그 수익을 핵무기 개발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습니다.
ABC방송은 그동안 북한 당국이 무기 수출이나 마약밀매 또 달러화 위조 등을 통해 외화를 획득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유엔 제재 때문에 이것이 여의치 않자 ‘노예 노동자(slave labour)’의 해외 수출을 주요 외화조달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방송은 한국 민간단체의 주장을 인용해 북한이 현재 러시아와 중국, 몽골, 또 중동 국가 등 40여 개국에 약 9만 명의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으며 김정은 정권 들어서 해외 노동자 파견을 두 배 정도 늘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쿠웨이트에서 일했던 한 북한 건설 노동자의 경우 건설 현장에 갇혀 하루 16시간 동안 노동을 강요받았다면서 “인간이 아니라 짐승 취급을 받았다”는 그의 증언을 전했습니다.
또 러시아 시베리아 벌목장에서 벌목공으로 일했던 노동자의 말을 인용해 혹독한 추위 속에서 장시간 노동했지만 그가 받을 임금의 10% 밖에는 받지 못했던 상황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주 영국의 BBC방송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를 직접 취재해 이들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그 곳에서 ‘노예’로 불리고 있다는 게 BBC방송의 보도 내용입니다.
지난 5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서 만난 벌목장 노동자 출신 탈북자 박 모 씨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벌목공들이 매년 십여 명 씩 사망 사고를 당했다면서 참담한 현지 북한 노동자의 실태를 직접 전했습니다.
박 씨: (벌목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보면 제대로 정신을 가진 사람은 까무러칠 정돕니다. 운전수들 보면 기름때가 묻어가지고 얼굴은 새까맣고 이(치아)만 보입니다... 나무통에 맞아 내려왔는데 의식을 회복 못하고 일주일 만에 끝나는 사람 (등 별별 사건이 많았습니다.) 1년에 15명 씩 떠났습니다.
한편 북한 인권단체들은 북한이 수출하는 노동력을 활용하고 있는 국가들이 자국 노동법을 근거로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중동 국가 카타르는 지난 5월 국제 노동규정을 지키지 않는 북한 당국의 행태 때문에 현지에 파견된 북한 건설 노동자를 대거 추방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