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수도 워싱턴 인근의 탈북자가 주도하는 대북인권단체 '재미탈북민연대'는 북한주민에게 탈북자들이 직접 경험한 미국에서의 삶을 삐라를 통해 알릴 계획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해 말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고 공식 출범한 ‘재미탈북민연대’의 조진혜 대표는 북한 당국의 거짓 선전 선동에 속아사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릴 수 있는 풍선날리기에 동참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조진혜 대표 : 중국 감옥에 있을 때 너무 안타까워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속고 있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저는 풍선은 생각을 못하고 식량이나 중국돈을 우리가 전하고 싶은 말을 적은 종이로 똘똘 감아서 밤에 (북한의) 집집마다 문고리에 꽂아주고 오는 것을 상상을 했었어요. 근데 여기와서 보니까 삐라를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리는 것을 봤어요. 너무 좋은 생각이라고 해서 이렇게 나도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조 대표는 지난주 워싱턴 인근의 한 교회에 북한 농업과학자 출신으로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을 초청해 대북 사업과 관련한 강연을 들었습니다. 이 단장은 대형풍선 하나에 각각 수 만장의 삐라를 매달아 한번에 여러개의 풍선을 북한으로 날려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 대표 : (외부) 세계에 나와서 확인을 하고 북한으로 들어간 북한 사람을 통해서 삐라의 내용이 진짜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삐라가 더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이 되고요. 미국 버지니아에 정착한 몇 몇 탈북자들이 (북한에 있을 때) 집 앞에서 삐라를 주워서 몰래 보고 태워버린 적도 있었고, 갖다가 (당국에 바쳐) 표창받은 적도 있었다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 진짜 효과가 있구나 싶어서 저도 삐라 하시는 분의 말을 직접 듣고 많은 분들에게 대북 삐라의 중요성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초청을 했습니다.
조 대표는 삐라를 날릴 수 있는 기금이 마련되는 대로 미국에 대한 진실과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의 생활을 알리는 삐라를 북한으로 날려보낼 계획입니다.
'재미탈북민연대' 웹사이트에는 북한인권, 북한생활을 알리기도 하고 미국탈북자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 http://nkinusa.org/board.php?board=nk6&command=body&no=4)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고향에 전하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방입니다. 조 대표는 비록 '지금은 닿을 수 없는 편지'이지만 북한의 고향에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져서 가족과 친지들이 편지를 열어볼 수 있을 때를 기다리며 정성을 담아 진실을 남기라고 말합니다.
이민복 단장은 북한 농업과학원에 재직할 때 이미 공산당 집단농에서 개인농으로 바꾸면 농업생산량이 5배 올라간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북한 당국에 보고했지만 진실을 숨기도록 강요받았던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이 단장 : 북에서 (농업)과학원 연구원으로 있다가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한 해부터 대량 아사했다고 하지만 제가 1987년 라진에서 사람들이 굶어죽는 것을 봤습니다.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옥수수 실험을 해 봤더니 중국이 지금하는 것처럼 개인농을 하니까 (생산량이) 5배 올라가더라구요, 5배.
이 단장은 이같은 실험 결과를 북한 당국에 보고했더니 ‘반동사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폐쇄된 사회에서 투철한 사상교육을 믿었던 자신이 강원도 철원에서 남한의 삐라를 발견한 후 외부 세계의 진실을 알고 탈북을 결심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