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13살 때인 1977년 북한에 납치됐다가 17년 후인 1994년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 요코다 메구미 씨가 6년 전까지 평양에 살고 있었다는 한국의 ‘주간조선’의 보도에 일본 정부와 메구미 씨 부모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정신병으로 고생하다가 1994년에 자살한 것으로 전해진 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47) 씨가 6년 전까지 북한 평양에 살고 있었다는 한국의 주간지 보도와 관련해 일본정부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주간 조선’은 북한 당국이 작성한 평양 시민 210만 명의 신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메구미로 추정되는 여성이 2005년 ‘한선애’라는 이름으로 일본인 집중 거주지역인 평양시 대성 구역 미산 3동 10반에 딸 김은경(24)과 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7일 보도했습니다.
이 잡지는 이어 ‘한선애’라는 이름의 이 여성이 요코다 메구미 씨의 생년월일인 1964년 10월 5일과 똑같고 딸의 이름이 김은경, 남편 이름은 김영남인 것으로 보아 일본에서 1977년 북한에 납치된 메구미 정보와 일치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주간 조선’의 생존 보도가 나가자 일본정부는 무토 마사토시 주한일본대사를 7일 오전 이 잡지를 발행하는 ‘조선 뉴스 프레스’ 사에 파견하여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일본정부의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도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간조선의 보도는 익히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일본정부는 메구미 씨를 포함한 모든 납치 피해자가 생존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정보 수집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메구미 씨의 부친 시게루 씨는 7일 “반드시 딸의 구출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아닐지는 몰라도, 일본정부가 모든 힘을 기울여 딸의 생존 정보를 즉각 조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메구미 씨의 모친 사키에 씨도 “이번 보도를 계기로 조금이라도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내년 중에 딸의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바랐습니다.
일본인 피랍자 가족을 지원하는 ‘납치 피해자 구출 모임’의 니시오카 쓰도무 회장은 “메구미 씨가 6년 전까지 생존해 있었다는 정보의 신뢰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메구미 씨가 사망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뒤엎기 위해 일본정부는 철저한 검증 작업에 착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일본에서 납치된 메구미 씨와 한국에서 납치된 김영남과의 사이에서 1987년 9월에 태어난 딸 김은경(일명 김혜경)이 최근 북한에서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은경이 결혼했다는 정보는 일본의 국회의원을 통해 메구미 씨의 부모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메구미 씨의 부친 시게루 씨와 모친 사키에 씨는 “비록 손녀를 직접 만나 결혼을 축하해 줄 수는 없지만, 부디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