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정치범 수용소와 탈북자 문제 등 북한을 주제로 한 영화 세 편이 이번 주 호주에서 상영됩니다. 북한의 실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할 호주 최초의 북한 영화제가 될 전망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의 수도 캔버라에 위치한 호주국립대학에서 20일 한국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 상영을 시작으로 3일에 걸친 호주 북한 영화제(Voices in Exile- Panoptic Perspectives)가 열립니다. ‘무산일기’는 한국의 부산국제영화제, 폴란드 오프플러스 카메라영화제, 네덜란드의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미국의 트라이베카 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탈북자의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호주국립대학 한국학 연구원으로 있는 레오니드 페트로프 박사는 이번 행사가 영화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다각도에서 이해하기 위해 기획된 호주 최초의 북한 영화제라고 말했습니다.
페트로프 박사 : 학계에서 지난 수 년 간 북한 영화제에 관해 논의해 왔습니다. 호주국립대학, 시드니대학 등 학계는 물론 호주북한이주민후원회 등의 후원으로 열립니다.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견해를 영화를 통해 알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페트로프 교수는 이번 영화제가 탈북자 문제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총체적이고 통찰적인 접근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가 2만 4천 명을 넘어섰지만, 오랜 분단의 역사로 인해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고 일부 탈북자는 다른 나라로 재이주를 시도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페트로프 박사 : 호주 관객들이 북한의 핵개발과 같은 정치, 안보 문제 이외에도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와 극심한 빈곤 등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이 왜 그렇게 참혹한(abysmal)지 그 이유를 파악하고 그들을 도울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이번 영화제를 후원하는 호주북한이주민후원회는 호주 내 탈북자를 돕기 위해 설립된 단체입니다. 이번 영화의 수익금은 호주에 정착한 탈북자를 위해 쓰여질 예정입니다.
한편, '무산일기' 외에 폴란드 기록영화의 거장 안드레 피딕 감독의 '요덕이야기(Yoduk Stories)' 그리고 북한 장인학 감독의 영화 '한 녀학생의 일기'도 상영됩니다. ( http://northkoreafilmfest.wordpress.com)
21일 오후 2시에 북한 15호 관리소의 인권실태를 고발하는 ‘요덕이야기’ 이어 5시 30분에는 ‘무산일기’가 상영됩니다. 피딕 감독의 기록영화 ‘요덕이야기’는 탈북자 출신 장성산 감독이 제작한 같은 제목의 뮤지컬을 제작하는 과정 등 요덕수용소의 끔찍한 인권 유린에 대한 탈북자의 증언을 담고 있습니다. 피딕 감독은 자신도 폴란드에서 공산독재를 경험했지만 북한의 인권 탄압은 세계 어느 곳보다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날인 22일에는 시드니대학에서 ‘한 녀학생의 일기’와 ‘무산일기’가 상영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