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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권 실상을 폭로한 기록영화 ‘김정일리아’가 유럽의 인권영화제인 ‘하나의 지구 축제(One World Human Rights Documentary Film Festival)’에 초청받아 14일 유럽인들에게 처음으로 소개됐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북한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개인 숭배의 모순과 인권 침해를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생생하게 그린 기록영화 ‘김정일리아’가 현지 시간으로 14일 저녁 7시30분, 벨기에 브로셀에 위치한 유럽의회내 극장에서 상영됐습니다.
이번에 ‘김정일리아’가 유럽의회에서 상영된 것은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인권영화제 '하나의 지구 축제(One World Festival)'의 초청으로 이뤄졌습니다. 4월12일부터 19일까지 브로셀에서 열리는 이 인권영화제는 체코의 비정부기구 ‘피플인니드(People In Need)’가 주최하고 유럽의회와 체코정부, 그리고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후원하는 유럽의 대표적 인권영화제입니다. 이 인권영화제에 북한관련 영화가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날 ‘김정일리아’를 관람한 유럽의회 산하 인권위원회의 관계자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탈북자의 증언이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말하고 함께 참석한 유럽의회 관계자들도 모두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나타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앞서 유럽 의회에서 열린 북한인권 청문회를 통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의회내 관심이 확대된 데다가 이번 영화 상영으로 다시 한번 그 심각성을 알린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어 유럽인들은 과거 나치 시절 대학살과 강제 수용소를 기억하고 있고 특히 구 동구 유럽의 경우 독재 정권과 인권 침해를 경험했기 때문에 영화 속 탈북자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일리아’는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상징하는 꽃으로 신성시되는 베고니아 꽃을 빚대어 제목이 붙여진 기록영화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동거녀를 알고 지냈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가족과 함께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무용수 출신의 탈북자, 북한에서 목숨을 걸고 국경을 건넜지만 인신매매의 희생양이 되어 다시 중국에서 지옥같은 생활을 해야했던 탈북 여성, 중국 공안의 색출로 몇 번이나 강제 북송과 수용소 수감, 그리고 탈북을 반복한 탈북자, 그리고 그런 탈북자들을 돕다 중국에서 감옥생활을 한 인권 운동가의 인생 이야기를 이 영화는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미국인 여류 감독 낸시 하이킨(N.C. Heikin) 씨는 자신도 유태인 대학살로 친척들을 잃은 경험이 있다고 소개하고, 독일 나치의 유태인 수용소를 연상시키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과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이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이킨 감독은 앞서 자유아시아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이 영화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당하는 고통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하이킨: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만들 때 아무도 북한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죠.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 하면 할수록 처참한 북한의 인권 실상이 잘 알려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쁩니다.
‘김정일리아’는 앞서 미국 선댄스 영화제, 샌프란시스코 영화제, 그리고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도 초청된 바 있습니다. 이 영화는 최근 미국내 주요 도시에서 잇따라 상영되면서 미국 주류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