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다룬 '무산일기' 부산영화제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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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아시아 영화의 최대 축제인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내 탈북자의 삶을 그린 영화, '무산일기'가 '뉴 커런츠상'을 수상했습니다. '무산일기'는 자유를 찾아 한국에 정착했지만, 현실 속에서 방황하고 힘겨워하는 탈북자의 삶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그려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소개합니다.

탈북자임을 나타내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125', 탈북자라는 이유로 일자리조차 잡기 어려운 한국 사회, 사회적 편견과 힘겨운 삶의 현실 속에서 서로 속고 속이는 탈북자의 아픔.

15일 한국 부산에서 막을 내린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을 수상한 영화, '무산일기'의 주요 내용입니다. '무산일기'는 굶주림과 억압의 북한 사회를 떠나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한국에 도착했지만 답답한 현실에 빠져 방황하는 탈북자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도 2년 전 위암으로 숨진 실제 탈북자, '전승철' 씨의 이름과 삶을 소재로 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무산일기'도 탈북자 전승철 씨의 고향인 함경북도 무산에서 따올 만큼 이 영화는 탈북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영화를 만들고 실제 주인공 역할까지 소화한 박정범 감독은 한국의 연합뉴스를 비롯한 언론과 회견에서 탈북자의 절망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힘들지만 그래도 죽을 힘을 다해 살아가는 주인공의 의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영화를 본 관객이 한국 내 탈북자들과 극빈층, 그리고 음지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박 감독은 언론에 밝혔습니다.

박정범 감독

: 저는 매년 부산영화제를 보러 왔는데 이렇게 작품을 찍어서 많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산일기'가 받은 '뉴 커런츠상'은 아시아의 재능 있는 신인 감독을 발굴하고 격려하는 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문가들이 선정하는 의미 있는 상입니다.

심사위원들은 '무산일기'가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탈북자의 이야기로 관객을 사로잡았으며 관객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고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현재 탈북자가 처한 사회적, 정치적인 현실을 잘 표현한 영화라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부산 국제영화제 수상작인 '무산일기'는 내년 중 영화관에서 개봉돼 더 많은 관객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무산일기'는 '뉴 커런츠상' 외에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도 함께 받아 2관왕의 영예를 안았으며 남북의 정치적 분열로 폐허가 된 두만강 인근 조선족 마을 주민의 삶을 담아낸 '두만강' 이란 작품도 '아시아영화진흥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