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북한노동자 인권유린 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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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유럽 내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유린 상황을 폭로하는 행사가 네덜란드에서 열렸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유럽의 북한 해외노동자를 연구해 온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아시아센터 연구팀은 6일 라이덴대학에서 '유럽연합 내 북한인 강제노동, 폴란드 사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북한 노동자를 이용한 외화벌이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북한노동자가 있는 폴란드, 즉 뽈스까를 예로 들면서,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가 한해동안 벌어 북한 측에 안기는 외화벌이 규모가 지난해 기준으로 유럽연합과 북한 간 교역액 3천만 유로, 미화로 약 3천300만 달러의 절반을 넘는다고 추산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유럽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한 명에게서 얻는 연간 수입은 최대 3만5천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현재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466건을 비롯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북한 노동자에게 모두 2천783건의 노동허가를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2010년 이후 밝혀진 북한 노동자 관련 불법사례는 모두 77건이며, 임금체불과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노동허가증 없이 노동 투입, 계약서와 다른 노동, 그리고 의무휴가 불용 등 다양한 불법내용이 포함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근로기준법이 엄격한 유럽에서 북한 노동자을 상대로 이뤄진 인권유린 사례는 발표회장에 자리한 100여명의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북한 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도 없이 자신의 직무도 모른채 현장으로 가서 일주일에 6일동안, 그리고 매일 12시간 이상을 힘들게 일하면서도 임금을 수령할 때는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대신 서명을 하는 바람에 임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클 글렌디닝 유럽북한인권협회 공동대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북한 정권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유린을 끝내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글렌디닝 대표: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으면 좋겠고, 북한 노동자들이 있는 나라의 정부나 고용한 회사에 압박을 가함으로써 그들의 근로환경이 더 나아지도록 하고 결국 인권회복이 되어야겠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 발표회에서는 조선회사인 크리스트와 또다른 조선업체인 나우타 등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폴란드 업체의 명단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