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즈 씨 사망..외국인 북 억류자 실태 조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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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억류됐다 수년 전 풀려난 미국인의 죽음을 계기로, 북한의 비인도적인 처우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갔다 억류됐던 미국인 아이잘론 곰즈 씨가 지난 17일 숨졌습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북한에 들어가 곰즈 씨를 데리고 나온 지 7년 만입니다.

곰즈 씨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으며, 당시 그는 노숙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곰즈 씨의 가족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의 수감 생활 때문에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으며, 수감 당시에도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은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에서 심적외상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질환을 가리킵니다.

곰즈 씨 처럼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으며 살았던 이들은 더 있습니다.

1996년 간첩협의로 3개월 북한에 억류됐던 에반 헌지커 씨는 석방 한 달 만에 약물중독 등으로 자살했고, 43일간 억류됐다 2009년 풀려난 로버트 박 씨도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겪었습니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외국인 억류자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비상식적인 혐의를 뒤집어 씌운 뒤, 장기 중노동과 성고문 등 각종 비인간적인 처벌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지난 6월 북한에 억류된 뒤 의식을 잃은 상태로 풀려났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숨을 거둔 바 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당국의 비인도적인 처우로 인해 많은 외국인 수감자들이 북한을 빠져 나온 뒤에도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 오토 웜비어와 같은 경우에는 무슨 고문을 당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웜비아 씨가 호흡을 하지 않고 있는데도 소생시키지 않은 것은 완전 북한 당국의 잘못입니다. 억류되어 있지 않았으면 웜비어 씨는 아직까지 살아 있었을 겁니다.

현재 6명의 한국인들이 억류돼 있는 가운데 비인도적 처벌이나 대우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