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탈북민 “북한은 웜비어 사망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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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 사는 탈북민들은 북한에 오랜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난 직후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 씨에 애도를 표하면서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한에 사망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은 웜비어 씨의 사망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북한 당국은 진심으로 사죄하고 자신들이 한 행동에 대해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 정착한 함경북도 출신의 크리스 김 씨는 혼수상태인 사람을 1년 넘게 감금 상태로 방치했다가 생명이 위독해져서야 석방한 북한 정권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크리스 김: 북한에서 (웜비어 사망의) 책임회피를 하려고 내보낸 것 같아요. 고문도 하고 그러다 보니 영양실조 걸리고 심신미약으로 결국 식물인간으로 된게 아닌가 합니다. 더 붙잡아 놓으려니 사망할 것 같으니 미국으로 서둘러 보낸거죠.

탈북민의 통일을 위한 모임을 이끌고 있다는 미국 서부에 사는 노철주 씨는 미국 대학생 웜비어의 사망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는 한편 북한정권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전했습니다.

노 씨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사망에 대한 직접적이고 중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북한에 관광을 떠났던 미국 청년이 노동교화형을 받던 중 혼수상태에 이르게 된 정확한 경위와 진상을 즉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북한정권이 미국인을 고문하고 인권 침해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질 경우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직업연수를 하고 있는 김수인 씨는 북한에 수감됐다 풀려난 미국 대학생이 끝내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김수인: 사망 소식을 듣고 심장이 떨렸어요. 탈북자로서 북한이 얼마나 무섭고 어이 없는 곳인지 잠깐 잊고 산 것 같아요.

김 씨는 웜비어 씨의 비극적인 사건을 북한 당국을 규탄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북한의 인권상황을 외부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수인: 이 사건을 통해 세계인들이 북한 인권상황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탈북민들의 증언을 국내 문제라고 생각했던 외부 사람들에게 미국의 명문대에 다니던 젊은이 마저도 북한 정권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충격적인 일이 북한 인권상황의 민낯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뉴욕에 사는 탈북민 남명호 씨도 웜비어 사망을 통해 북한이 인권을 얼마나 무시하는 나라인지를 알 수 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을 즉각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남씨는 문명국가라면 아무리 수감자라하더라도 건강이 나빠지면 가족에게 먼저 알리고 최선을 다해 진료를 해야했었다면서 미국 정부와 유엔이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북한 정권의 피해자 가족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