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자유주간] 탈북자들, 정치범수용소 참상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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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 이틀째인 24일, 탈북자들이 참담한 북한의 인권유린 실상을 증언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대표적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24일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 수감자 보호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Saving the Political Prisoners in DPRK's Camps)를 개최했습니다.

함경북도 정치범 수용소에서 근무했던 임혜진씨와 러시아 벌목공 출신 허광일씨는 이날 증인으로 나서 정치범소용소의 인권유린 참상을 고발했습니다.

임혜진씨는 현재는 폐쇄된 함경북도 조선인민경비대 제2912군부대 산하 정치범수용소에서 근무했을 때 도주를 시도했던 일가족 9명이 교수형과 총살을 당하는 장면을 생생히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임혜진: 1985년 정치범 수용소 집단 도주 사건이 처음으로 발생했는데 모두 잡혔습니다. 당시 9명의 가족 중 6명이 총살과 교수형을 당했고, 아이들이 3명이 남겨졌습니다.

그러면서 임혜진씨는 교도관들이 다른 수감자들에게 이 시체들을 향해 돌을 던지게 해 시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조각이 났다며 이를 통해 다른 수용자들이 탈출할 마음도 갖지 못하게 세뇌시켰다고 울먹이며 증언했습니다.

또한 교도관들이 19살짜리 수용자가 낳은 신생아를 물에 익사시키기도 하고 정치범 수용소는 말그대로 생지옥 같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임혜진씨는 두 번의 탈북과 북송 그리고 세 번째 탈북에 성공해 지난 2002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허광일씨는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적은 없지만1979년도 청진 조선소에서 청년계몽운동을 하면서 청진 수성 교화소의 인권 유린 실상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허광일: 악명 높은 청진 수성 교화소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회사로 오는 과정에 옆에 콘코리트 작은 건물에 고압전선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는 정치범수용소에서 땅에 묻은 시체 일부분이 길거리에 나뒹굴고 개가 시체를 물어오는 경우도 있어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다며 이에 수용자들의 시체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이 건물이 지었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청진 수성 교화소는 인권유린 사각지대였다며 정치범 수용소에 같힌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무 죄 없이 김정은 정권의 3대 세습을 위해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현재 허광일씨는 한국에서 북한민주화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치범 수용소의 인권유린 실태는 당국의 통제로 인해 정작 북한 내부 주민들은 잘 알지 못하고 있다며 남한 뿐만 아니라 모든 탈북자들이 증언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서 북한 주민들도 알 수 있게 해야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또한 허광일씨는"북한에서 김정은이 집권하는 한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개혁, 개방을 추진했지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똑같은 오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임혜진씨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문제도 중요하지만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인권유린 실태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또한 미국 정부가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