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청소년들, 혜산제1중에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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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해 5월 라오스에서 체포돼 강제 북송된 탈북청소년들 중 4명이 '혜산 제1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지 소식통들은 이들을 국경연선 도시인 혜산시에 데려다 놓은 당국의 조치에 대해 뭔가 석연치 않다며 경계심을 드러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월 9일 북한 대남선전 인터넷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해 5월 한국으로 향하던 중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된 청소년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처형됐다는 설이 제기되자 즉각 이들의 생활상을 담은 영상물과 함께 기자회견 소식을 공개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기자회견에서 북송된 청소년 9명의 이야기를 통해 장국화, 로정영, 류철룡, 리광혁이 평양 '금성제1중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이들 중 문철, 박광혁, 정광영, 류광혁은 '영웅혜산시 제1중학교'에서 공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양강도의 소식통들은 "한국으로 가려다 잡혀 온 것으로 알려진 청소년 4명이 '혜산 제1중학교'에 온 것이 맞다"고 확인해주면서 "그들이 '혜산 제1중학교'에 온 날짜는 12월 5일"이라고 말했습니다.

23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그들은 모두 '혜산 제1중학교' 6학년 1반에서 공부하고 있다"며 "그러나 '혜산 제1중학교' 학생들도 그들의 정확한 이름과 나이를 모르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그들이 혜산 제1중학교'에 오기 전에 어디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도 전혀 알 수 없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그들 청소년들은 담당 생활지도 교원과 학생기숙사 202호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기숙사 1층과 2층은 도난방지를 구실로 창문에 모두 쇠살창(쇠창살)을 대놓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임시로 '혜산 제1중학교'에 온 것인지, 앞으로 계속 학교에 남을 것인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학교에 남는다 해도 방학이 코앞인데다 현재 6학년이어서 내년 3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라오스에서 잡혀온 청소년들이 '혜산 제1중학교'에 재학하고 있다는 사실을 혜산시 주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며 "자신들도 이 같은 사실을 '혜산 제1중학교' 학생들로부터 들은 것이어서 일부 잘 못된 내용도 있을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한국으로 가려고 탈북한 청소년들을 하필이면 국경연선에 있는 '혜산 제1중학교'에 배치한데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며 "국가보위부가 그들을 미끼로 무언가를 꾸미려고 함정을 파 놓았을 수도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습니다.